작가노트/사상 Thought

텀블러 재사용 (tumblers) - 스타벅스, 커피빈, 피츠, 미르, 펠로우, 킨토, 블루바틀, 스텀프타운 (Starbucks, Coffee Bean, Peet's, MiiR, Fellow, Kinto, Blue Bottle, Stumptown)

노블리스트 2025. 5. 18. 05:56

환경문제에 민감한 나는 이런 저런 거 다 생각해보니 제일 중요한 것이 낭비를 하지 않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많이 실천을 하는 편이다.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에서도 항상 텀블러을 챙겨 다닐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밖에서 커피나 음료수를 사먹지 않는다. 커피보다는 요즘은 홍차를 주로 마시는데 홍차 역시 티백으로 나온 걸 쓰지 않고 루스티 (loose tea)로 나온 걸 큰 팩으로 사서 열심히 일회용 용기는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서 마시고 있다.

 

환경문제를 얘기한 이유는 텀블러도 꽤 오랫동안 직접 사거나 아니면 내가 직접 산건 아니지만 어찌어찌해서 우리 집에 들어온 걸 버리지 않고 계속 모아 두었다. 부서지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버리지 않는다. 텀블러도 일회용 컵보다 환경에 정말로 도움이 되려면 최대한 오랫 동안 써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 이유로 텀블러에 대해서도 몇가지 규칙을 가지고 쓰고 있다. 첫째는 왠만하면 보온보냉이 되는 부분이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스테인레스 스틸로 된 걸 선호한다. 두번째는 물, 얼음, 차, 커피 이외에는 넣지 않는다. 설탕이나 우유/크림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쓴 뒤에 잘 씻어서 잘 말려서 보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람인지라 실제로 낭비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집에 텀블러가 꽤 많이 있다. 최근에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찬찬히 보니 텀블러가 진화한 모습이 어느 정도 보이는 듯 하다. 난 텀블러에 대한 세번째 규칙으로 왠만하면 기억을 할 만한 장소나 카페 브랜드 로고가 박힌 것만 사는 경향이다. 설명을 좀 해보자면 이렇다.

우선 부서지지 않은 상태로 가장 오래된 텀블러인 커피빈 (The Coffee Bean & Tea Leaf) 로고가 찍힌 물건이 있다. 내가 산 건 아닌데 집에 있어서 이 친구도 아직도 돌아가면서 쓰긴 하는데 오래 되어서 그런지 뚜껑 부분이 약간 새는 경향이 있다. 스타벅스 (Starbucks) 출신인 텀블러는 하나는 시애틀의 퍼스트 스토어에 산 것이고 중간에 있는 물건은 꽤 요즘 건데 급하게 뭔가 하나를 잃어버린 물건을 대용으로 사서 정이 많이 가는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잘 안 쓰는 것 같다. 어쨌거나 이런 텀블러는 물건의 질 보다는 겉에 박혀 있는 로고에 더 신경을 쓴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실용성이 좀 낮은 편이다.

이 물건들은 텀블러가 아니고 스테인레스 스틸 컵이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고 (크게 박혀 있는 R 문양이 Reserve를 뜻한다)에서 뭔가를 사려다가 그래도 가장 쓸모가 있을 것 같은 걸로 골라 왔는데 하나를 쓰다보니 너무 많이 쓰는 컵이 되버려서 하나를 더 구하게 된 경우이다. 핑크색에 사쿠라 모양 같은게 그려진 컵은 리드 (lid)가 있지만 완전히 밀폐가 되는 방식은 아닌 걸로 안다. 이 컵은 일본에 갔을 때 꽤 유명한 장소에 있던 스타벅스에서 일본에만 있을 법한 물건을 찾다보니 골라온 그런 컵이다. 마지막 사진에는 컵말고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산 텀블러가 있는데 이것도 사실 좀 급하게 산 느낌이라 잘 쓰는 물건은 아니다.

이 물건들부터 뭔가가 바뀐 듯하다. 텀블러가 이제는 그냥 카페의 로고가 박힌 어디에서 디자인한 건지도 모르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가 새로운 산업같이 되버린 텀블러나 컵 같은 드링크웨어 (drinkwear) 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와 협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피츠 (Peet's) 커피에 갔다가 그 당시에 기프트카드가 있었는데 커피는 잘 (사실 거의) 사서 마시는 경우가 없다보니 기프트카드를 가지고 멀천다이즈 (merchandise)를 고르다가 그냥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피츠"보다는 미르 (MiiR)라는 상표가 뒤에 더 눈에 띄었다. 그래서 좀 인터넷서치를 해보니 미르는 이런 드링크웨어를 취급하는 곳이었다. 신경써서 보온보냉도 확실하고 편이성까지도 고려된 제품이라 꽤 오랫동안 상당히 편하게 잘 쓰는 물건이다. 그래서 좀 사이즈가 작아서 망설였지만 산타크루즈 (Santa Cruz)의 유명 커피숍인 벌브 (Verve)에 갔다가 이런 모양의 텀블러가 보이길래 덥석 집어왔다. 근데 색도 예쁘고 쓸모가 있는 텀블러이긴 한데 사이즈가 좀 작고 밀폐가 되는 구조가 아니라서 잘 쓰지 않고 있는 중이긴 하다.

블루바틀 (Blue Bottle)이 주위에 꽤 많이 있어서 손님들 오면 커피 대접을 위해서 몇번 다니다가 블루바틀의 하늘색 로고가 너무 귀여워서 텀블러 같은게 없나 보다가 두 개나 샀다. 한꺼번에 산 건 아닌데 겉모양이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두 개가 완전히 다른 회사 제품이다. 하나는 펠로우 (Fellow)라는 회사 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킨토 (Kinto)라는 회사의 제품이다. 둘 다 공격적으로 드링크웨어를 많이 팔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미르 (MiiR)가 거의 독점적으로 많이 커피전문점과 계약을 한 것 같은데, 펠로우와 킨토 둘 다 꽤 잘 만든 텀블러이다. 그런 이유로 이 둘을 정말로 자주 쓰고 있다. 가장 오른 쪽에 있는 텀블러도 킨토에서 나온 건데 손잡이가 있는 모델과 거의 쌍동이라고 보면 된다. 다운이스트 커피로스터 (Downeast Coffee Roaster)라고 프린트가 되어 있다. 어디 동부의 시골에 있는 커피숍인 것 같은데 이런 물건을 좀 더 저렴하게 팔길래 주문을 해버렸다.

근데 계속 돌아가면서 재사용을 하고 있지만 텀블러가 꽤 많다 보니 (부서지기 전까진 안버리고 가지고 있어서 더 그렇다) 갑자기 텀블러 말고 세라믹으로 된 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머그 (mug)류도 있고 그냥 세라믹 컵도 있다.

이 컵은 벌브에서 한동안 팔던 킨토에서 나온 쌓기 편한 디자인으로 나온 세라믹 컵이다. 근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스토어에 사러 갔는데 이미 파트너쉽에 끝났는지 더 이상 팔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을 하다가 디스플레이가 된 컵이 하나 있길래 점원에게 그걸 달라고 해서 겨우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커피/차를 마시면서 열심히 쓰다 보니 컵이 너무나 맘에 들어서 규칙에선 좀 벗어나지만 (로고 없는 게 별로 의미가 없는 듯한 규칙) 똑같은 컵을 (색깔은 다 다르긴 하다) 세개를 더 구입했다.

 

위에 보이는 머그 세 개는 내가 알기론 연말이 되면 스타벅스에서 Red Fox 시리즈로 나오던 컵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던 머그 두개, 그리고 같은 시기에 팔았던 곰 모양이 있는 머그이다. 이 물건들은 리세일이 지금도 될 정도로 "인기"가 좀 있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꺼내서 보면 확실히 느낌이 더 좋다.

 

유일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의 You Are Here collection의 샌프란시스코 머그와 그 옆에는 요즘 왠만한 커피숍에 가면 다 있는 모양의 머그인데 이건 스텀프타운 (Stumptown)의 본고장인 오레곤 포틀랜드에서 사온 머그이다. 사실 둘 다 머그 자체로는 별 특징이 없어서 그렇지만 실용성은 꽤 좋은 편이다.

 

2024 오레곤 포틀랜드 (Portland Oregon)

내가 사는 곳에서 북쪽으로 닿아있는 다른 주인 오레곤 주를 이제껏 한번도 밟아보지 못해서 매년 말이면 꼭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어쩌다 거의 충동적으로 주말시간을 내어서 떠났다. 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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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오늘의 마지막이다. 머그/컵의 모양이 이쁘지도 않고 좀 얇은 편이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물건인데 순전히 오스트리아에서 헤매다가 여행을 하게 된 곳인 그문덴 (Gmunden)의 모습이 담겨 있어서 안 살 수가 없었다. 그런데 계속 쓰다보니 최근에는 가장 애정하는 컵이 되어버렸다.

 

2024 오스트리아 그문덴 (Gmunden Austria)

할슈타트 행이 무산되면서 뭘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오면서 봤던 호수의 모습이 인상적이서 그쪽으로 가보면 어떨까 싶었다. 대충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오면서 봤던 호수의 이름은 트라운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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