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체코 프라하 (Prague Czech Republic or Czechia)

2008년 10월 중에 독일 드레스덴 (Dresden)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지도를 보아하니 아주 먼 일정이 될 것 같아 그냥 스킵할려고 생각할 때 다시 한번 지도를 보니 드레스덴과 체코의 프라하 (Prague or Praha)가 아주 가까운 거리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평소 유럽의 여러 도시 중 가장 방문하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던 프라하를 지도에서 본 순간 다시 한번 일정을 보니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드레스덴 방문 중 프라하를 갈 여유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10월 21일, 드레스덴 역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하루 일정으로 프라하에 도착하였다. 중앙역이 아닌 홀레쇼비체 (Holešovice) 역에 도착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버스/지하철/경전차 표를 구입한 뒤 지도 한 장 들고 가보고 싶었던 곳을 찾아 떠났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지 역시 처음 가보는 곳은 지하철 노선과 근접한 곳 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들이 너무나도 반가운 법이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바츨라프 광장 (Václavské náměstí or Wenceslas Square). 이 곳에서 시작하여 발품을 팔아 국립 박물관 (Národní muzeum)과 윌슨 중앙역 (Wilsonovo hlavní nádraží)를 지나 헨리타워 (Henry's Tower or Jindřišská věž)와 파우더타워 (Powder Tower or Prašná brána)를 보며 시민회관 (Municipal House or Obecní dům) 쪽으로 이동했다.

 

어느덧 시민회관 (Municipal House or Obecní dům)이란 곳에 다다랐다. 문이 열려 있어 머뭇거리지 않고 안에 들어가보니 꽤나 화려해 보이는 실내 장식이 날 반겨주었다.

 

이제 프라하의 구시가지 방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열심히 안내표지판을 찾아보았다. 지도가 있어도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방향표시판은 관광지에서 상당히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아까 흘깃 보였던 파우더 타워의 모습도 가까이 보면서 이동했다.

 

본격적인 프라하투어라고 할 수 있는 곳인 구시가지 광장 (Old Town Square or Staroměstské náměstí)로 들어서면서 보이는 틴성모성당 (Church of Our Lady before Týn or Chrám Matky Boží před Týnem)이 있다. 그리고 이 광장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천문시계 시민회관 (Obecni dum) 옆의 건축물인 파우더 게이트 (Prašná brána)를 지나 천문 시계 (Pražský orloj or Astronomical Tower)가 있는 쪽으로 이동하였다. 이 천문 시계가 꽤나 인기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찾아본 방향 표시판이 이번에도 역시 도움이 되었다. 천문 시계가 있는 구시가지 광장에서 유태인 지역 (Josefov)으로 들어섰더니 곳곳에 흩어져있는 유태교 회당들, 그리고 묘지 등이 있었다.

 

프라하를 남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서로 가로지르는 블타바 (Vltava) 강 건너편에는 웅장한 규모의 프라하 성 (Pražský hrad or Prague Castle)이 있다. 프라하 성과 강변의 여러 건물들 그리고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감상하기에는 유람선을 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30분간을 유람선 위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냈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 한적함이 더했다. 유람선에서는 프라하 성의 모습이 잘 보이고 프라하에서 제일 유명한 다리인 카를교 (Karlův most 또는 Charles Bridge)를 근접하여 볼 수 있기 때문에 30분이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강에서 보는 유명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박물관 (Kafka Museum or Muzeum Franze Kafky)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박물관을 방문해 보지는 못해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

 

유람선에서 내려 카를교 (Charles Bridge or Karlův most)를 건너 프라하성으로 갈려고 할 때 눈에 들어온 조그만 타워가 있어 나선형 계단을 타고 한참을 올라갔더니 제일 꼭대기 전망대는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었다. 힘들게 올라왔지만 특별히 입장료를 낼만한 분위기는 아니어서 내려오다가 타워에 달려있는 조그만 창으로 보이는 카를교와 프라하성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카를교를 건너면서 보였던 열기구, 많은 잡상인, 거리의 화가, 그리고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 빽빽히 다리 위에서 한적한 오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풍경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오르막이 조금 있는 길을 지나 프라하성에 도착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입장료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허락해주는 허가료를 지불한 뒤 프라하 성내의 주요 건물들과 거리등을 둘러보았다. 프라하성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건물인 성비투스성당 (St. Vitus Cathedral or Katedrála Sv. Víta)은 수많은 스테인드 글라스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성조지 성당 (St. George's Basilica or Bazilika svatého Jiří)의 갈색/빨간색 기둥색깔은 독특했다. 황금소로 (Golden Lane or Zlatá ulička) 라고 한국어로 알려진 조그만 골목은 운치있는 느낌이라 많은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프라하성에서의 시간을 뒤로 한 채 걸어서 갈만한 곳의 여행 포인트 중에 하나인 로레타 (Loreta)까지 가게 되었는데 여기 정도 오니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이 하루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로레타와 그 주위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뒤 다시 조금 걸었더니 스트라호프 수도원 (Strahov Monastery or Strahovský klášter) 이란 곳이 있었다.

 

이번에는 프라하성에서 강 반대편으로 걸어가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을 가려고 했다. 경전차를 탑승해서 조금 내려가다 보니 Krannerova kašna라는 공원을 지나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도시의 남쪽으로 있는 댄싱하우스 (Dancing House or Tančící dům)의 모습은 언뜻 보기에도 꽤나 귀여웠다.

 

여기에서 좀 더 내려가니 절벽 위에 위치한 비셰흐라드 (Vyšehrad)성으로 걸어갔다. 다시 오르막이라서 벌써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좀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정겨운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의 도시 전경은 늦은 오후의 피로를 조금은 잊게 해주었다. 언덕 끝에 위치한 성베드로와 성바울 성당 (Saint Peter and Paul Basilica or Bazilika svatého Petra a Pavla)의 모습은 무척 아름다워보였는데 체력 관계로 멀리서 사진만 찍고 다시 언덕을 내려갔다.

 

하루 해가 지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경전차를 타고 지즈코프 TV 타워 (Žižkov Television Tower)에 도착 입장료를 지불하고 타워 꼭대기의 전망대에서 일몰을 감상하였다. 타워에 올라가기 전 찍은 사진은 이날 중 가장 구름의 위치가 좋아서인지 구름 배경이 꽤 괜찮은 구도로 잡혔다. 어둑해지고 난 뒤 타워를 내려와 전철역으로 가는 도중 보였던 교회에 모습에 너무나 평온함을 느꼈다. Kościół Najświętszego Serca Pana라고 불린다는 이 교회를 마지막으로 프라하에서의 하루 여행 일정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