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카오 (Macao or Macau)를 가게 된 이유는 지인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멀어서 이런 저런 문제로 쉽게 떠날 수 없는 행선지여서 몇 년간 망설이다가 이번에는 어떻게 갈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멀리 가는 김에 근처에 있는 또 다른 지인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 계획을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 그리고 마카오로 가서 상하이 (Shanghai)로 갔다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총 4박 7일로 잡았다. 상하이가 근처라고 하기에는 멀어서 비행기로 이동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홍콩이 본사인 캐새이 퍼시픽 (Cathay Pacific) 항공편으로 우선 홍콩국제공항 (HKG, Hong Kong International Airport or HKIA)에 도착. 오랫동안 타고온 에어버스 A350 비행기의 모습. 나온지 얼마 안된 비행기라서 장비가 거의 새것 같았다.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하지 않고 곧장 마카오로 가는 페리 (ferry)편을 예약을 했었는데 열심히 페리를 탈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부터 제일 먼저 찾았다. 사전에 조사를 조금 해 왔기 때문에 찾는게 힘들지는 않았다. 조사를 하지 않고 왔더라도 그렇게 헷갈릴 일은 없었을 것 같다.
공항에 붙어있는 페리터미널 (SkyPier)로 가기전에 일정을 체크하고 체크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침 일찍 도착했지만 아침에 가장 빨리 출발하는 페리편이 11시여서 그 때까지 체크인 하고 앉아서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좀 기다려야 했었다. 너무 빠듯한 일정이어도 문제가 되지만 좀 어정쩡하게 시간이 남아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사실 가장 먼저 한 일은 15시간 정도 비행기 안에서 있었기 때문에 홍콩공항 안에 있는 무료 샤워장에서 샤워도 하고, 편의점에서 생수도 사 마시고 뭐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홍콩 공항 안을 조금 걸어다녀보니 이렇게 상당히 중국스러운 장식물이 떠억하니 있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열심히 찍어대길래 나도 내 카메라를 슬쩍 갖다대봤다.
홍콩공항에 있는 페리터미널인 스카이피어에 정박해 있는 터보젯 (TurboJet) 회사의 페리의 모습이다. 예전에 일본 고베에 갈 때도 거의 똑같이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페리로 곧장 고베로 움직였던 기억이 났다.
마카오의 페리터미널 중 하나인 외항 페리터미널 (Outer Harbour Ferry Terminal) 그냥 마카오 페리 터미널 (Macau Ferry Terminal)이라고도 하는 곳에 도착했다. 여기 말고도 남쪽 섬인 타이파 (Taipa)에도 페리터미널이 있는데 홍콩 공항에서 아침에 한번에 오는 페리편이 없었다. 이 페리 터미널은 공항처럼 많은 셔틀버스들이 있었다. 특히 마카오에서 영업하는 왠만한 규모의 카지노 호텔들은 무료 셔틀을 페리터미널 왕복으로 운영을 한다. 기본적으로 호텔 무료 셔틀은 페리터미널, 공항, 그리고 보더게이트 (Border Gate, 중국본토에서 들어오는 통로인 것 같다)에 왕복으로 운영된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이 보더게이트를 왕복하는 셔틀버스가 항상 가장 붐볐다는 점이다. 외국인보다 중국내국인들의 카지노 수요가 훨씬 크다는 뜻이다.
이틀 밤을 묵었던 쉐라톤 호텔 (Sheraton Grand Macao Hotel, Cotai Central)으로 가서 조금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아무말 없이 얼리체크인 (early check-in)을 하고 짐을 던져놓고 마카오에서 제일 방이 많은 호텔에다가 호텔 네개 (Conrad, Sheraton, Holiday Inn, St. Regis)를 합한 (다 붙어있어서 하나의 컴플렉스이다) Sands Cotai Central 안에서 허겁지겁 오랜만의 식사를 했다. 홍콩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열심히 먹었지만 홍콩 공항에서 레이오버가 길었고 마카오에 도착해서도 체크인 시간까지 꽤 걸려서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 되서야 겨우 점심을 먹을 수가 있었다. 식사는 같은 컴플렉스 안의 그랜드 올빗 (Grand Orbit)이란 뷔페 식당을 이용했다. 혼자라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안 어색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뷔페라서 오랜만에 카지노 호텔 뷔페를 맛봤다. 예상했던 수준이라서 좋았다고도 할 수 있고, 가성비를 따지자면 쏘쏘. 배를 채우고 다음날은 열심히 일을 해야 했기에 이날 마카오에서 걸어다니면서 볼 수 있는 건 왠만큼 다 보기 위해 페닌슐라 (peninsula)로 갈 수 있는 무료 호텔 셔틀을 타기 위해 바로 북쪽에 있는 호텔인 시티오브드림즈 (City of Dreams)로 향했다.
최소한 호텔 셔틀 타는 법은 꽤 열심히 숙지를 해 둔 터라 어렵지 않게 찾아갔다. 시티오브드림즈 호텔 셔틀은 일층과 지하층 두 곳으로 나눠서 운행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가는 가를 잘 알고선 거기에 맞게 가면 된다. 내가 탈 셔틀은 지하 1층에서 타는 거였다. 기본적으로 현금을 찾지 않을 예정이어서 (현금을 전혀 들고 오지 않았으며 쓸 생각도 없었다) 이동할 때는 호텔셔틀을 타거나 걷거나 할 것으로 예상을 했다.
셔틀을 타고 타이파 섬을 건너 페닌슐라로 이동해왔다. 유명 관광포인트가 많이 없어도 대개 많은 사람들이 보고자 않는 관광포인트가 왠만하면 다 이쪽에 있어서이다.
가장 높은 높이에서 뛰어 내린다는 번지점프로 유명한 마카오 타워는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항상 지나쳐만 갔다.
그랜드 엠퍼러 (Grand Emperor) 호텔 근처에서 하차를 하고 걸어서 마카오 관광의 시작점인 세나도 광장 (Senado Square or Largo do Senado)으로 향했다. 내가 갔을 때는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끝나지 않아서 광장 자체를 사진으로 찍거나 즐길 수가 없어서 약간 아시웠다.
세나도 광장에 있는 건축물 중에 성도미닉 성당 (St. Dominic's Church)은 박물관처럼 오픈이 되어 있다. 마카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교회들이 다 이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어서 공통점이 있어서 신기했다. 노란색은 왠지 포르투갈보다는 스페인을 연상시켰다. 이유는 내가 아직 포르투갈을 못 가봐서인가 보다.
이 세나도 광장을 넘어서면 이제는 마카오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로 유명한 성바울성당의 잔해/유적 (Ruins of St. Paul's)을 향해 가야한다. 크고 작은 상점들에서 이것저것 많이도 판다. 관광객들이 혹할만한 것들을 특히 열심히 팔려고 하는 것 같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베이커리가 많았다는 게 기억에 확실히 난다.
성바울성당의 잔해인 앞면만 남아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탈리아의 로마의 스페인 계단과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을 올라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다른 데 뭐 비슷한 곳이 있었던 같은 기억이 들긴 하나 이름은 기억나는게 이 둘 밖에 없다.) 오르막을 올라가서 바닥만 있는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뻥 뚫려있는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성바울성당의 잔해/유적을 뒤로 하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몬테요새 (Monte do Forte)로 향했다. 지도로만 볼 때는 이렇게 열심히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하는지 몰랐는데 오르막이 가파른 편이다. 올라가는 길에 있던 마카오 리치 신부 (Padre Matteo Ricci)의 동상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마테오 리치 신부는 중국에서 많은 선교활동, 유럽과 중국을 잇는 문화교류를 했다고 한다. 몬테요새는 요새답게 포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었고 마카오 전역을 잘 볼 수가 있을 정도로 꽤 높은 곳이다.
몬테요새에서 내려와 다시 세나도 광장쪽으로 갔다. 성도미닉 성당을 다시 한번 보고 여기서 올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성도미닉성당만큼 찾는 곳은 아니지만 규모가 조금 더 커보였던 성로렌스성당 (St. Lawrence's Church)에 도착을 했다.
성로렌스성당은 그냥 지도에서만 보던 장소인 아마사원 (Templo de A-Ma)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 가다가 중간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사원은 도착해서 보니 몇가지 종교가 섞여있는 사원으로 향을 피우며 기도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안으로 쓱 들어가서 열심히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향 냄새가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이 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아마사원이 마카오라는 이름의 원조라고 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처음에 이 반도에 도착을 했을 때 반도의 끝에 있는 아마사원의 이름을 물어보는 거라고 오해한 거주인들이 '마-콕'이라도 대답을 했다고 한다. 포르투갈어로 쓰여진 단어가 'Amaquão'였다고 하며 발음의 변화가 굳어져 이 동네의 이름이 마카오/마카우가 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아마사원에서 보니 마카오 건너편의 중국땅인 주하이 (Zhuhai)에 있는 높은 빌딩이 눈에 확 들어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아주 높은 빌딩은 아니지만 근처에서는 가장 높은 (67층 330미터) 주하이 타워 (Zhuhai Tower)라고 한다.
아마사원에서 다음 행선지는 이미 예약을 해뒀던 오픈탑버스나이트투어 (Open Top Bus Night Tour) 가 출발하는 곳인 마카오페리터미널이었다. 거기까지 걸어서 가기에는 좀 무리였기 때문에 처음에 코타이에서 타고온 셔틀에서 내렸던 그랜드 엠퍼러 호텔로 가서 페리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갔다. 오픈탑버스투어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고 무엇보다 버스에서 앉아서 한시간이 좀 안되는 시간에 여기저기 이동을 시켜준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오픈탑버스는 다른 도시에서도 타봐서 어색하지는 않았다. 꽤 많은 사람이 이용을 하는 것 보니 꽤 인기가 있나보다. 밤에 볼 수 있는 큰 카지노 호텔에서 보여주는 분수쇼와 큰 카지노호텔들과 마카오 타워 등을 보여준다.
마카오타워는 밤에 이렇게 색색의 조명으로 더 아름답게 보인다.
오픈탑버스투어가 끝나는 지점인 베네시안 (Venetian) 호텔에서 내려서 걸어서 건너편의 쉐라톤으로 가서 이날의 일정을 마감했다. 다음날은 지인이 있는 마카오 대학 (Universiade de Macau)에서 거의 하루 종일 일정을 소화했다. 마카오 대학은 새로 거대한 캠퍼스를 지어서 이사를 간지 얼마 안되어서 규모도 꽤 크고 건물들도 현대식으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이런 캠퍼스라면 공부할 마음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을지 몰라도 환경 때문에 불평은 하지 않을 정도는 될 것 같다.
마카오 대학에서 일정을 끝내고 생각지도 못했던 현금이 조금 생기게 되었다. 마카오 통화인 마카오 파타카 (MOP라고 한다)로 현금을 좀 얻게 되었는데, 이 돈이 마카오 밖에 가면 쓸모가 없으니 비싼 저녁이나 사먹으라고 조언을 받았다. 지인을 비롯한 마카오 대학에서 동해했던 사람들은 대학 안에서 지내기 때문에 나 혼자 버스를 타고 코타이 쪽으로 나왔다. 버스를 타기 위해 파타카 동전을 또 좀 얻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가기 위해 내린 정류장이 베네시안 호텔이 있는 길 쪽이어서 쉐라톤 호텔로 가서 짐을 내려놓고 다시 나오면 시간이 좀 늦어질 것 같아서 다리가 아파도 가방을 맨 채로 걸어다녀 보기로 했다. 지인이 알려준 대로 타이파 지역의 올드 빌리지 (Taipa Village)가 그 전날 봤던 관광지처럼 볼게 조금 있다고 하여 우선 그쪽으로 향했다. 전날 많이 걸어서 다리가 조금 아팠는 데다가 가방까지 매고 있어서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타이파 빌리지는 꼭 가볼만 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사진을 찍으면 아기자기한 모습이 잘 나오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버스를 타고 남은 동전이 조금 남아서 마카오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인 에그타르트 (Egg Tart)를 마카오에서도 가장 유명한 에그타르트 집인 로드스토우 (Lord Stow's)에서 10 MOP를 주고 사먹었다. 겉이 많이 안 뜨거워서 속이 아주 뜨거운 줄 모르고 급하게 한입 베어 물다가 앞이빨 뒤의 입천장을 홀랑 데어버렸다. 저녁 식사할 시간이라 배가 고파서 입천장을 덴 체로 열심히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다시 묵고 있던 숙소인 쉐라톤으로 돌아가면서 낮에 보이는 근처의 유명 카지노 호텔들인 베네시안과 파리지안 (Parisian)을 보고 쉐라톤 호텔의 모습을 아직 해가 있을 때 자연광으로 사진을 몇 장 찍은 다음 마카오에서의 전체 일정은 거의 끝이 났다. 그런데, 호텔방에 가서 좀 쉬다가, 시차 및 점심을 많이 먹어서 저녁을 거의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아서 파타카로 받은 현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런 저런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봤지만 정말 뾰족한 수가 없어서 먹는것 대신에 카지노에서 현금을 써보기로 했다.
확률적으로 확실하게 돈을 잃을 거라는 예상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마카오 카지노에서 마카오 통화인 파타카가 안 들어가는 것이다. 동전을 넣어도 안 되고, 지폐를 넣어도 안 되길래 뭔 일인가 싶어서 고민하다가, 환전하는 곳에 가서 눈치를 보니 이 곳의 카지노에서는 홍콩 달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거의 1:1의 환율이긴 해도 환전소에서 홍콩달러로 바꾸니 1:1보다는 조금 아래로 홍콩 달러로 바꿔줬다. 이 돈을 가지고 (정말 얼마 안되는 소액이었다) 열심히 저렴한 슬롯머신에서 돈을 잃기 시작했는데, 남은 돈이 얼마 남지 않게 되자 슬롯머신보다는 좀 더 재미있다고 느끼는 룰렛쪽으로 갔다. 룰렛에서도 사정없이 돈을 잃기 시작해서 가지고 있던 돈이 워낙 조금이어서 약 30분 만에 돈을 거의 다 잃게 되었다. 마카오나 홍콩을 벗어나면 쓸모가 거의 없어지는 파타카나 홍콩 달러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서 마지막 돈을 다 털어서 룰렛에서 숫자를 두세개를 찍었는데 정말로 신기하게도 그 숫자 하나가 맞았다.
이제 일어서는 시점에서 갑자기 원래 시작했던 돈의 3배가 넘는 돈이 생겨버렸다. 카지노에서 더 이상 시간을 보내면 너무 피곤할 것 같아 과감히 딱 그자리에서 일어서서 티켓을 홍콩달러로 다 찾은 다음 호텔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환율이 가장 안 좋다는 공항에서 그냥 미국달러로 환전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엔 일어나서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서 환율이 정말 좋지 않았지만 가지고 있는 모든 홍콩달러를 다 미국달러로 환전한 다음 그 다음 행선지인 상하이로 비행편을 이용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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