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차를 빌려 몬테네그로로 국경을 넘어왔기 때문에 또 다른 국경을 넘어보기로 했다. 차를 빌릴 때 크로아티아 외의 다른 나라로 가려면 퍼밋 (permit)이 필요하다고 해서 자그만치 95유로를 더 내서 최소한 한 번은 더 국경을 넘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도를 유심히 보니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Bosnia and Herzegovina, 이름에 and가 있지만 한 나라이다)가 멀지 않았다. 물론 몬테네그로가 작은 나라라서 맘만 먹으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다른 나라로 가는 건 쉬운 편이다 (근데 도로 사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2025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Dubrovnik Croatia)
여행가고 싶은 곳들 중에 하나였던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Dubrovnik)를 가볼 기회가 생겼다. 마드리드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꿔타고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닌 경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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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동네 중에 그래도 머물고 있던 헤르체그 노비 (Herceg Novi)와 멀지 않은 동네인 트레비네 (사실은 트레비녜가 더 맞다)가 작지만 구경할만한게 "조금" 있다고 해서 차를 몰고 갔다. 국경을 넘어가는데 조금 신기했던 점은 보스니아 쪽으로 가는 검문은 간단한 편이었는데 몬테네그로로 들어오는 차는 아침 시간인데도 길게 줄이 있었다. 오후에 돌아올 때는 좀 덜하겠지 기대를 했지만 돌아오는 길도 검문이 좀 길었다.
2025 몬테네그로 헤르체그 노비 (Herceg Novi Montenegro)
헤르체그 노비라는 도시 이름을 전혀 들어보진 못했지만 몬테네그로라는 나라는 들어본 적이 있어서 이 동네로 갈 기회가 생겼을 때 안 가본 곳에 흥미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가기로 했다.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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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녜라는 동네가 큰 도시도 아니고 여행객들을 사로 잡는 아주 유명한 곳은 없지만 볼게 정말 좀 있다. 제일 먼저 Hercegovačka Gračanica Temple라는 사원/교회로 갔다. 산 위에 있는 곳인데 찻길이 거의 1차선이 겨우 있는 수준이었는데 사람이 아주 많지 않기 때문에 상대편에서 오는 차가 없어서 쉽게 올라갔다. 주차장도 크지 않았지만 평일의 오전 시간이라 주차도 수월했다. 맑은 날씨에 햇볕이 벌써 뜨거울 때라 경치 감상에 아주 좋았다. 트레비네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는 지도를 보니 계획대로 움직이면 될 듯 했다. 여기 말고 다른 행선지가 두 군데 더 있다.
교회는 웅장한 모습이라기보다 좋은 위치에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 그리고 트레비네의 전경이 잘 보이는 곳에 깨끗하게 잘 정돈된, 뭐 그런 느낌이다. 교회 말고도 주위의 건물들을 다 같은 스타일이어서 잘 어우러진 느낌이 있다. 트레비네의 전경을 여기에서 보면 (다음 행선지인) Arslanagić Bridge가 잘 보인다. 정말로 오래된 다리라고 하는데 원래 1650-1690년 사이에 지어졌고 1970년에 들어서 원래 있었던 자리에서 현재 자리로 돌을 하나하나 분해해서 옮겼다고 한다.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풍경이 여유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브리지를 볼만한 곳으로 소개하는 곳은 생각보다 많이 있는데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있는 베키오 다리, 베네치아의 리얄토 다리 등이 떠오른다. 트레비네의 이 다리는 그런 느낌보다는 정말 동네에 있는 다리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오래된 느낌이 확 나는 곳이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원래 오기 전에 주차를 고민했었는데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 길거리 주차가 충분히 가능해서 유명하다는 이 브리지를 보기 위해서도 그늘이 있는 곳에 차를 대고 한가하게 산책을 즐길 수가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트레비네의 중심가였는데 그래도 여기는 사람들이 좀 몰리는 곳이라 누군가 인터넷에서 추천해 준 대로 한 두블럭 떨어진 스트리트파킹을 이용했다. 차가 꽤 많이 있었는데 다행히 주차 자리를 찾아서 차를 댈 수가 있었다.
주차는 그늘에 잘 해서 만족함을 가지고 시가지 쪽으로 걸어갔다. 오전인데도 아주 더운 날씨여서 그늘을 잘 찾아 다니려고 노력했다.
몬테네그로와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크고 작은 교회가 정말 많이 있었는데 주차시설 코너에도 이렇게 조그많고 어찌보면 귀여운 교회 건물이 있어서 신기했다. 중심가에서도 행선지는 공원의 한 구석에 있는 큰 교회였는데 걸어가는 길이 여유롭다. 근데 썩 아름답게 여겨지는 공원은 아니었다.
그래도 코너에 있는 교회는 기대대로 인상적이었다. Saborni hram Svetog Preobraženja Gospodnjeg라는 이름의 교회인데 영어로는 Temple of Holy Transfiguration of Our Lord라고 한다. 정말 잘 정돈된 느낌이다. 교회 안에 있는 정원도 아름다웠고 건물의 외관뿐 아니라 내부도 아주 좋았던 곳이다.
이제 시내에서 볼 건 거의 다 봤으니 (여행객으로서는 그렇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 길이다. 원래 온 길과는 조금 다른 길로 돌아갔다. 벌서 몇 번째인지 모르지만 "여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다.
트레비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Tvrdos 수도원 (Tvrdos Monastery)였던 것 같다. 여기 저기에 표지판이 있는걸 봐서는 확신한다. 걸어서 갈 수는 없고 차를 타고 조금 이동을 해야 한다. 동네가 크지 않아서 외곽지역에 있다고 해도 차로 5분 정도 가면 된다. 포도밭과 교회, 수도원이라서 수도를 하는 분들도 곳이라 정숙하게 입장을 해야 한다. 더워서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복장 규정도 엄격해서 가릴 수 있는 걸 줘서 그렇게 입고 입장을 했다.
나름 유명 관광지다 보니 그룹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규모가 상당히 크다.
짧았지만 충분히 볼거리가 있었던 트레비녜는 추천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