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의 캐나다행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목적이 원래는 분명했다. 우연히 시간이 앞 뒤로 날 것 같아 하루 이틀은 근처 여러 동네를 둘러볼 계획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주 행선지는 오타와 (Ottawa)였지만 오타와는 여행지로 그리 각광받는 곳은 아니라 여기까지 가는 김에 차를 빌려 좀 멀었지만 퀘벡시 (Quebec City)까지 가보기로 했다. 4월이었는데도 날씨는 꽤 추웠다. 4시간 넘게 오타와 공항에서 운전을 해서 퀘벡시에 도착을 했다. 퀘벡시 자체는 도시이긴 해도 인구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라서 시골 느낌이 좀 난다. 예전에도 한 번 온 적이 있는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도시를 가로질러 하룻밤 묵기로 한 페어몬트 샤토 르 프롱트낙 (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으로 향했다. 드라이브를 하는 길에 보이는 여러 곳 들 중에 전장공원 (Parc des Champs-de-Bataille) 이라고 알려진 곳, 아브라함 평원 (Plains of Abraham) 이라고 알려진 곳을 지나왔는데 아직 얼마 전에 온 눈이 잔뜩 쌓여 있어 멀리서 차를 타고 가면서 쓰윽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호텔 안 주차장이 많이 비싸다고 들어서 근처에 있는 시청 (Hôtel de ville)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호텔로 향했다. 어느 정도 높은 곳에 있는 방을 주어서 올라갔더니 창 밖으로 경치가 '조금'은 있어서 기분이 '조금' 좋았다.
호텔 방을 나와 해가 지기전 퀘벡의 시가지 모습을 보려고 나왔다. 페어몬트 호텔 안에는 엘리베이터 근처에 이런 모양은 금색 우편함들이 여기저기에 있다.
날씨가 아직 추워서 멀리까지는 돌아다닐 수 없어 호텔과 가까운 곳만 겨우 조금 다니다가 예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 일년 내내 열려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품 가게인 부티크 노엘 (La Boutique de Noël) 안을 한참 동안 들여다 봤다.
부티크 노엘같은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 추위 때문에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샤토 프론트낙 호텔의 '거한' 모습을 담아보기 위해 근처의 언덕으로 무작정 올라갔다. 역시 올라가야 전경이 다 보여서 잘 올라왔다 싶었지만 역시 너무 추워 금방 사진만 몇 장 연달에 찍은 후 빠른 걸음으로 호텔로 향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 퀘벡에서 유명하다는 음식 중 푸틴 (Poutine) 을 먹어보려고 맘에 들어 보이는 식당을 찾다가 차도 있고 해서 호텔에서 좀 떨어진 곳이었다 Chez Gaston 이란 곳으로 갔다. 조그만 가게여서 주인 분과 한참 얘기를 나누면서 푸틴을 열심히 섭취했다. 푸틴은 튀긴 감자에 치즈 덩어리와 갈색 그레이비가 기본적으로 들어가며 여기다가 취향에 맞는 토핑들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이 식당에서는 소시지 같은 것을 얹어 주는 편인데 소시지 들어간 메뉴와 플레인한 메뉴 반반으로 달라고 해서 저녁으로 먹었다. 여기서 푸틴을 먹고 또 다른 유명하다는 푸틴 집에 들러 치즈 튀김을 먹었더니 저녁으로 충분히 든든했다.
야간비행을 한 데다가 새벽에 내리자마자 4시간 넘게 운전만 해서 피곤했기 때문에 일찍 잔 뒤 아침에 일어나 조금 둘러보기로 했다. 샤토 르 프론트낙 근처에는 걸어서 다닐만한 곳이 꽤 있는 편인데, 그 중에서 사진으로 아주 예쁘게 나오는 곳인 쁘띠 샹플랭 거리 (Quartier Petit Champlain)로 향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상점도 문을 열지 않아서 관광객 역시 거의 없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예상대로 사진이 잘 나온 듯 하다. 몇 년 전 방영했던 한국의 드라마인 '도깨비'에서 아주 많이 비쳐줬던 곳이라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올 즘에 여기를 떠나서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이틀의 개인 여행 일정이 끝나가서 원래 이번 트립의 주 행선지인 오타와 (Ottawa)로 떠났다. 가는 길에 거쳐서 가는 몬트리올 (Montreal)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보려고 뭘 할 까 고민하다가, 정말 짧은 시간으로 할 수 있는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걸 깨달아서 많은 고민 끝에 몬트리얼의 대표적인 건물 중 하나이며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다는 노틀담 성당 (Basilique Notre-Dame de Montréal)에 가보기로 했다. 퀘벡은 영어로도 불어로도 기본적인 음가가 비슷하지만 몬트리올은 불어로 발음하면 영어로 다른 발음인게 예전에도 알았는데 다시 한번 상기시켜봤다. 내 귀로 들리기에는 가장 비슷하게 쓸려면, '모 ㄴ 헤알' 정도있다. Mont가 '몽'처럼 이응 받침이 확실하게 안 들린다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리고 노틀 담 (Notre Dame) 이라는게 영어로는 'Our Lady', 즉 '성모 마리아 (St. Mary)'를 의미하는 거라서 기본적으로 세계 곳곳의 카톨릭이 성했던 도시에는 기본적으로 노틀담 성당은 거의 반드시 있다. 몬트리올의 노틀담 성당은 외부는 일반적인 고풍스런 성당의 모습이었는데 입장료를 바가지를 쓴 채 들어갔더니 내부는 생각보다 약간 특별함이 있었다. 바가지를 썼다는 이유는 입장료가 터무니 없이 비싸서가 아니라 현금만 받아서인데 캐나다 달러가 없으면 미국 달러로도 받는데 환률을 1:1로 해서 바가지를 썼다는 것이다. 환률이야 언제나 바뀌는 거지만 이 때의 환률은 1:1이면 좀 심한 거라서 약간은 기분이 상했다. 약간의 기분 상함은 젖혀두고 성당 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기도실에 앉아서 나만의 기도시간도 보내고 이래 저래 의미있는 방문이었던 것 같다.
몬트리올을 떠나 오타와로 드디어 돌어오게 되었다. 렌트카를 공항에서 빌려 곧장 퀘벡으로 간거여서 이제야 오타와로 왔다는 표현이 적절한 듯 하다. 다시 오타와 공항으로 가서 차를 반납, 그리고 리프트 (Lyft)를 타고 또 다른 페어몬트 호텔인 페어몬트 샤토 로리에 (Fairmont Château Laurier)로 향했다.
정치적인 수도이고 또한 호텔의 위치가 오타와에서도 정치의 중심인 의회당이 있는 곳 (Parliament Hill) 바로 건너편이라 이 호텔은 수많은 유명 정치인이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호텔 방안에서 창 밖으로 보이던 건물도 상당히 멋있어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오타와 에서는 특별히 많은 시간을 내서 여기저기 돌아볼 시간은 없었는데 저녁 때는 오타와에서 유명하다는 음식 중에 하나인 비버테일 (BeaverTail)을 먹으러 나갔다. 이 집은 캐나다 여러 군데에 많이 있다고 한다.
호텔 근처에 있는 미술관인 캐나다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Canada)에 저녁을 먹는 뱅큇 (banquet)에 참석차 걸어다가다 추위를 아랑 곳 하지 않고 뛰어다니던 조깅족들이 기억난다. 이쪽으로 걸어가다보면 호텔의 뒷 모습과 멀리서 보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멋있다. 그리고 역시 오타와에도 있는 노틀담 성당도 가는 길에 있다.
오타와를 떠나기 전 날은 시간이 좀 더 많이 나서 근처에 있는 여러 곳을 다녀봤다. 제일 먼저 가장 유명한 곳이 국회의사당이 있는 곳인 Parliament Hill. 거기에서 걸어갈만한 곳에 있었던 오타와 대학교 (University of Ottawa, or Université d'Ottawa)에서 시간을 잠시 보내고...
버블티와 핫초콜릿을 마시며 다음은 뭘할 지 생각하다가 박물관을 몇 군데 다녀보기로 하고 꽤 흥미가 있어보이던 캐나다 전쟁박물관 (Canadian War Museum)을 먼저 방문하였다.
전쟁박물관을 뒤로 하고 우버 (Uber)를 불러 뱅큇 때문에 살짝 맛만 봤던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Ottawa)로 갔다. 가는 도중에 샤토 로리에 호텔의 앞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기도 했었다. 워낙에 교통 체증이 심해 사진기를 눌러댈만한 시간은 충분했다.
국립미술관은 그날 우연히도 무료 입장이어서 좋았다. 미술관에서 호텔은 걸어갈만하기 때문에 다시 지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며칠 동안 있으면서 몰랐던 OTTAWA라고 큰 글자가 있는 조형물을 보았다. 바로 옆이였는데 많이 안/못 돌아다니다 보니 그날 (떠나기 바로 전 저녁) 처음 봐서 적잖이 놀랐다.
오타와를 떠나며 다시 공항으로 가는 길에 잠시 스쳐지갔던 칼레튼 대학교 (Carleton University)의 모습. 그리고 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