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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건강

미국의 의료보험과 COVID-19

by 노블리스트 2020. 3. 16.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의료보험이 없는 인구비율. 미국의 센서스부 (U.S. Census Bureau)가 발행한 공식적인 자료.


나도 참. 평소에는 그냥 대충 말만하고 넘어가는데 오늘은 이런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뉴스 같은걸 잘 보는 편은 아닌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미국걱정을 많이도 하는 한국 인터넷포털의 뉴스를 가끔 보는데 너무 과장이 심해서 할 말이 없다. 방금 본 기사에서 어떤 전문가라는 사람이 하는 말의 요지가 미국은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다수인데다가 독감이 걸려 병원에 가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2-3백만원이 쉽게 나와서 일반 시민들은 병원을 갈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한다.


난 이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시민권을 가진 한인들도 심심찮게 하는 것을 봐왔다.


도대체 그 사람들은 어떻게 미국에서 살아온 것인지 궁금하다. 실제로 최근 데이터를 참조하더라도 국가와 주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의료보험인 Medicare와 Medicaid가 있다. 65세 이상이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그리고 빈민층에 해당되면 혜택을 받는다. 또한 일반시민들도 왠만한 직장이 있으면 다들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해서, 실제로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90%가 넘는다는데 통계자료이다. 물론 90%가 넘는 사람들 중에서도 한 10%정도는 보험이 있어도 혜택이 충분하지 않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즉, 사실을 얘기하자면 미국은 의료보험이 대부분 있으며, 독감이나 일반 감기로 병원을 잘 찾아가지도 않고 (수가가 비싸더라도 왠만한 보험들은 꽤 많이 혜택을 받는다), 2-3백만원은 실제로 병원이나 약국에서 수가로 산정하는 것이지 환자가 지불하는 돈이 아니다. 대개 90-100% 정도는 의료보험에서 지불하고 그 나머지 돈을 환자가 부담하게 되는 구조이다.


왜 자꾸 한인들, 미국에서 태어나고 일하는 사람들조차 의료보험이 없다고 하는가 하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자영업의 비율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자영업을 하는 경우 직장에서 보조해주는 의료 보험이 없어서 직접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보험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의료보험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가 어떻게 아파서 병원을 갔더니 어마어마한 진료비, 치료비를 보고선 기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이 의료보험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COVID-19 사태에 대해서 가장 큰 문제는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의 병원들은 병상수가 많지 않다. 긴급한 상황에서 환자가 갑자기 늘어버린다면 당연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한국처럼 한 지역에서 크게 번지고 있을 때 근처에 있는 인력들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없을 것이다. 의료기관들이나 국가 차원에서도 검사를 열심히는 하겠지만 갑자기 많아지는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하는 일은 어떻게는 피해보려고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나 역시 미국의 의료보험이나 체계가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말 미국 병원이나 미국 의료보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퍼뜨리는 가짜뉴스는 정말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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