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살면서 몇 번은 지나가본 산타바바라였지만 한번도 중간에 멈춰서서 구경해 본 기억이 없다. 우연찮게 시간이 나서 1박 2일로 산타바바라에 갈 일을 만들었다. 방문지 중 가장 흥미가 있었던 곳은 UC 산타바바라캠퍼스 (UCSB) 안에 있는 카블리 이론 물리학 센터 (Kavli Institute for Theoretical Physics)였다. 이론 물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유명한 곳인 이 곳은 몇 년후 노벨상을 수상하게된 소장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의 후원금을 타내게 된 사연이 아는 사람들에게는 잔잔히 유명한 스토리이다. 어쨌거나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캠퍼스에서 그것도 바다가 바로 옆으로 보이는 오피스에 앉아 신선 놀음 같은 이론 물리학을 할 수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임에 틀림없다. 처음에는 그냥 ITP (Institute of Theoretical Physics)로만 알려지다가 Kavli라는 사람이 후원금을 지원하고 나서 이름이 KITP가 되었다.
우연의 일치지만 유명을 달리한 마이클 잭슨이 거주한 적이 있다는 그래서 이름도 평소의 잭슨의 피터팬 신드롬을 빗댄 네버랜드 (Neverland) 랜치라고 불리는 곳이 근처에 있어 방문해보았다. 굉장히 많은 인파가 몰린 조문행렬을 틈타 네버랜드라고 쓰여진 대문을 겨우 볼 수나 있었다. 날씨가 아주 화창하여서 사람들은 유명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도 물론 뚜렷했지만 대부분 밝은 얼굴들이었다.
산타바바라의 주변 타운 중에 하나는 솔뱅 (Solvang)이라는 곳이다. 미국 속의 가짜 덴마크 타운인 이 곳은 건물 하나 건너 마다 보이는 풍차 (물론 진짜 풍차가 아니다) 와 덴마크식의 도로 이름이지만 미국이라서 그런지 너무나 익숙한 큰 길, 미국에서 많이 보이는 자동차들이 눈에 더 띄어 유럽풍 반 미국풍 반 그렇게 섞인 걸로 밖에는 안 보였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동네 경치와 그리고 조그만 공원 중간에 있었던 안데르센의 동상이 눈에 띄었다.
산타바바라 (UCSB가 있는 곳과 약 10마일 정도 떨어져있다) 다운타운은 스페인 양식의 건물들이 무척 정겨워 보였고, 그 중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라는 법원 건물 옥상에서 경치는 끝내줬다.
교회 건물인 미션 산타바바라 (Mission Santa Barbara). 캘리포니아 남쪽부터 북쪽으로 가면서 주요 도시마다 있는 예전 미션들 중 하나다. 간 날은 미사 (Mass)가 있는 시간이어서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있었고 서비스가 몇 번에 나눠서 진행중이었다.
집으로 올라오기 전에 다시 한번 들리게 된 UCSB 캠퍼스. 그 캠퍼스에 붙어있는 Lagoon과 해변의 풍경은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학교안/옆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이런 곳이 있다는 건 너무나도 좋기도 하겠지만 마음을 들뜨게 해서 공부하는데 조금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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