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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교육

캘리포니아 대학교 (University of California)

by 노블리스트 2024. 3. 1.

지난 글에서는 캘리포니아의 고등교육 시스템이 UC, CSU, CCC로 이루어져 있고 각 시스템의 대략적인 특징만을 얘기를 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그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대학교 시스템 (University of California System)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학부과정까지는 그 곳에서 다녔다. 그런데 그때도 그랬고 지금고 그렇지만 항상 정치적으로 아니면 더 크게는 사회적으로 대학교육에 대해서 말이 언제나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동의하는 의견은 서울대학교와 같은 학교가 전국에 걸쳐서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스케일은 아니지만 "과학기술원"이라고 불리는 학교는 이미 어느 정도 이러한 의견이 수렴되어서 아예 서울에는 "서울과학기술원"이 없으며 광주, 울산, 대구에 이미 학교가 세워지고 운영되고 있다. 국립대학교도 서울대학교 말고도, 부산, 대구, 전남, 전북, 충북, 충남, 등등 전국에 걸쳐서 국립대학교가 이미 있지만 문제라고 한다면 서울대학교가 가장 많은 인력풀을 흡수할 뿐더러 국가적인 지원도 거의 독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을 나도 많이 봐 왔다. 대안으로 얘기가 되는 것이 서울대학교와 같은 지원, 아니면 더 큰 지원을 다른 국립대학에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하는데, 거기에 대한 예로 거론이 되는 다른 나라의 대학 시스템 중에 하나가 캘리포니아 대학교이다. 캘리포니아는 대한민국과 인구도 많이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균형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으며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10개의 캠퍼스가 고루 분포되어 있는 점이 균형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과연 캘리포니아 대학교는 어떤 시스템인가. 우선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원래는 그냥 University of California (UC)였다. 독자적인 캠퍼스가 없는 상태에서 설립이 되어서 캘리포니아의 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버클리 (Berkeley)에 캠퍼스 부지를 확보하고 그 곳에 첫번째 캠퍼스가 세워졌다. 당연히 그 당시에는 University of California는 단 하나의 캠퍼스로 이루어진 와일드한 서부의 캘리포니아에 세워진 주립대학이었다. 처음으로 세워진 주정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이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캠퍼스는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전공이 제공되고 있다. 이런 쪽으로는 대한민국의 서울대학교에 상당히 흡사한 점이 있다.

 

지금은 10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는 UC를 캠퍼스 각각의 역사를 파고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특성은 그래도 기술이 가능할 듯 하다. UC는 하나의 대학으로 볼 수 있고 시스템적으로 그렇게 운영이 되지만 (President는 한사람이다) 각각의 캠퍼스가 독자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캠퍼스가 또 다른 대학교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UC 캠퍼스는 각각의 다른 학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 개요

UC의 우수성을 가장 쉽게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전 세계에서 (미국에서가 아니고) 가장 우수한 공립대학으로 꼽히기도 하는 버클리 (Berkeley) 캠퍼스가 있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로 절대 기죽을 일 없는 UCLA로 더 잘 알려진 로스앤젤레스 캠퍼스가 있으며, 의학 및 관련 분야에서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속하는 UCSF라고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캠퍼스도 있다. 이 외에도 UCSD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샌디에고 캠퍼스, UCSB라고 불리는 산타바바라 캠퍼스 역시 기초학문을 중시하는 UC의 전통(비슷한)에 따라 아는 사람들은 최상위권 대학으로 인식하는 편이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주민들에게 UC 캠퍼스의 위치와 이름을 물어보면 10개의 캠퍼스를 다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이 않을 것이다. 하나의 UC로 묶여있고 행정적인 면을 공유하는 10개의 캠퍼스는 다음과 같다. 순서는 지리적으로 북에서 남으로 가는 방향을 따랐다.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데이비스)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버클리)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University of California, Merced (머세드)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 (산타크루즈)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 (산타바바라)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로스앤젤레스)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리버사이드)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어바인)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샌디에고)

 

약자로 줄여서 쓸 때는 각 캠퍼스마다 선호하는 약자가 있다. UCD, UCB, UCSF, UCM, UCSC, UCSB, UCLA, UCR, UCI, UCSD으로 통일성을 갖춘 편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UCB는 대중적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UC Berkeley, Berkeley, 또는 Cal 이라는 약칭으로 더 알려진 편이라 학교내에서도 어떤 걸 더 밀어야 하는지 고민중이다. 캠퍼스 위치를 보여주고 있는 그림에 캠퍼스의 위치 말고도 3 곳의 에너지성 산하 국립연구소의 이름이 있는데 이 연구소들은 UC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 3곳의 국립 연구소는 UC에서 직접 관리를 하거나 UC가 속한 컨소시움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 학부와 대학원

기본적으로 대학이라고 하면 학부과정을 이수해서 학사학위를 받는 곳으로 인식이 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UC의 캠퍼스는 9개로 줄어들게 되는데 그 이유는 UCSF라고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캠퍼스는 학부과정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순수하게 의학과 그와 관련한 전공들을 전문대학원과 일반대학원 과정을 통해서 교육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학부입학의 난이도 역시 UC는 하나의 대학 그리고 9개의 다른 캠퍼스라는 지향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나의 대학으로서 UC는 입학보장이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캘리포니의 고등학교에서 또는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편입할 시에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면 적어도 한 캠퍼스의 UC에 입학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자격요건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바뀔 수가 있으니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보도록 하자. 2024년 기준으로는 캘리포니아 고등학교에서 상위 9퍼센트에 해당하면 된다고 한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편입을 할 때는 요구되는 수업을 이수하고 최저 학점을 유지하는 등의 자격 요건을 요구한다. 물론 입학보장이라는 것이 자기가 가고 싶은 "캠퍼스"를 꼭 집어서 갈 수 있는건 아니다. UC는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캠퍼스도 UC이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여기에 적용된다.

 

9개의 캠퍼스는 사실 완전히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입학사정은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가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UC에 보장입학이 아니고 UC의 특정한 캠퍼스로 지원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에 고등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을 둔 부모라면 잘 알고 있는 정보가 UC를 지원할 때는 원서를 기본적으로 하나만 쓴다. 얼마나 많은 캠퍼스를 지원할 지는 기본적으로 해당 캠퍼스를 체크만 하면 되고 지원료를 더 내면 되는 식이다. 그렇게 낸 원서를 가지고 각각의 캠퍼스에서 따로 입학사정을 실시해서 입학을 결정한다.

 

학부과정의 입학 난이도는 체험적으로는 버클리 캠퍼스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가 가장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다음으로 샌디에고와 산타바바라인데 오래 전의 UC 입학사정을 체험한 분들이라면 이 네 캠퍼스의 입학난이도가 차이가 꽤 크다고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버클리 = 로스앤젤레스, 샌디에고 = 산타바바라 정도로 보는게 더 정확하다. 그리고 데이비스와 어바인 캠퍼스 역시 경쟁률 뿐 아니라 입학 난이도가 예전에 비해서 "훨씬"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산타크루즈와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격차도 꽤 있었지만 그 격차도 가장 새로운 캠퍼스의 머세드의 등장으로 새로운 1약이 생기는 바람에 많이 줄어들었다.

 

대학원은 기본적으로 전공에 따라서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대학보다는 어느 프로그램으로 지원하는지가 입학난이도를 결정한다. 똑같은 이유로 전문대학원 같은 경우도 분야에 따라 그 프로그램에 입학하는 난이도가 달라진다.

 

학부과정도 UCB의 경우 현재의 정세와 지역적인 특성이 반영되어서 공대 (College of Engineering)으로 가려면 입할때부터 전공을 정해야 하고 전공에 따라서 입학난이도가 많이 달라진다. 미국의 대학은 UC뿐 아니라 처음부터 전공을 정해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특별한 자격이 요구되거나 지나치게 선호도가 높은 과정들은 이런식으로 부분적으로 차별된 입학사정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신입생에게 전공에 관해서 물어볼 때는 "넌 어떤 전공을 하고 싶니?"라고 묻는게 권장된다. 물론 그런 질문을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하지만 원서를 쓸 때에는 최소한 난 "이런 종류"의 공부를 하고 싶다고 잘 어필하는게 중요하긴 하다.

 

- 캠퍼스의 특성

그래서 UC 캠퍼스들은 어느 정도의 동일성을 다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미성숙한 어린 친구들, 그리고 지나치게 "숫자 (랭킹)"에 집착하는 부모들 덕에 어느 캠퍼스가 낫네 아니네 하는 걸로 유치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전통적인 2강 (더 옛날에는 1강)이 두 캠퍼스의 자존심 싸움도 치열하다. 하지만 대학교의 "랭킹"이 학부생들이 얼마나 입학하기 어려운가로만 결정되는게 아니고 다수의 기관에서 랭킹을 발표하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 2강도 가장 보편적으로 눈에 띄는 US News (and World Report)에서 발행하는 대학랭킹에서 UCB가 항상 우위를 지키다가 얼마 전부터 UCLA가 더 나은 랭킹으로 나오고 난 뒤 UCLA에 대한 선호도와 입학난이도가 상당히 올라가게 된 계기가 있었다. 최근 들어 이 랭킹에서 이제는 같은 랭킹으로 나오는 바람에 몇년간 UCLA에서 한창 홍보에 열을 올리던 미국에서 최고의 공립대학이라는 것도 다시 약간 희석이 되고 있는 편이긴 하다. "다수"의 매체에서 발간되는 랭킹에서 사실 UCLA가 UCB에 비해 높은 랭킹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역시 어느 학교가 더 들어가기 어렵나라는 것만 랭킹산정에 포함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의 수준이라는게 그 대학이 추구하는 바가 "연구중심"이면 연구역량이 가장 중시되어야 하는 것이고 "학부생교육"이라면 중시되는 부분이 달라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에 의하면 UC는 어느 캠퍼스나 상당히 훌륭한 교수님들이 즐비하게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워낙에 학부생들에게는 사립대학의 파워가 대단해서 "최고의 공립"이라고 해봐야 색이 좀 바랜 느낌이 없지 않다. 어쨌거나 학부, 대학원, 그리고 수많은 전문대학원, 연구소, 연구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교수진 (잘하는 교수들은 자신의 연구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며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대학원생, 연구원, 연구시설, 명성이 다 필요하다 - 학부생의 역량은 사실 가장 아래에 있다고 보면 된다)을 다 보면 UC의 대부분의 캠퍼스는 미국 내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큰 명성을 떨치고 있는 편이다.

 

Davis (데이비스)

데이비스는 시작이 농대 (agriculture)이기 때문에 농업과 관련한 프로그램들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약간의 관련이 있는 수의학 (veterinary medicine) 역시 미국 내에서 최고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와인생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와 가까이 있을 뿐 아니라 나파밸리/소노마밸리의 와인생산의 수준을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와인관련으로 전공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 현재는 화학, 생명과학 같은 자연과학과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같은 전문대학원 역시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종합대학으로서 UC 안에서도 상당히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캠퍼스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넓게는 데이비스 지역을 포함하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학생들 부모들이 UC를 최우선으로 할 때 버클리 다음으로 선호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부과정 입학의 난이도는 역사적으로 계속 어려워져서 지금은 입학난이도만 봤을 때 상당히 어려운 학교가 되었다.

 

Berkeley (버클리)

버클리는 최초의 UC이자 현재도 flagship이라고 인식이 되는 학교로서 모든 분야에서 최상위권이다. 세상은 계속 변해가는 것이라서 지금 현재의 버클리의 위상은 공학분야에의 명성에 치우져 있지만 버클리는 정말로 모든 분야에서 최상위에 속한다. 영어/영문학, 사회학, 경제학 같은 문과의 대표적인 분야 뿐 아니라, 자연과학 분야의 물리, 화학, 생명과학 역시 미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편이다. 공학분야는 전분야에서 탑1-3의 명성이라서 두 말할 필요가 없다. UC 중에서는 특이하게 학부생이 경영학을 전공할 수 있는 곳이고 경영학 역시 최상위급의 명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명성과 최상급의 교수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학부생들은 그러한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야 학교가 워낙에 크고 (학생이 많고) 학부생들이 능동적으로 나서서 연구에 참여하거나 그런 것들이 조금은 부족한 경우가 많이 있어서 그렇다. 버클리의 단점으로 꼽히는 "의학전문대학원"이 없다라는 점도 사실이긴 해도 바로 옆에 있는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다) 미국내에서 최고 중의 하나로 꼽히는 UCSF라는 캠퍼스가 있고 UCSF의 많은 교수들이 버클리 학부생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의학에 관심이 있어하는 학생들은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가 있다.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UCSF라고 알려져 있는 샌프란시스코 캠퍼스는 사실 이쪽 지역 사람들도 잘 모르거나 병원이름인 줄 아는 사람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학부생이 아예 없고 Health Sciences에 몰빵된 캠퍼스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이 가장 유명하긴 하나, 약학전문대학원, 간호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역시 미국내에서 탑이거나 탑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일반대학원도 있는데 일반대학원도 의학관련 전공만이 제공된다. 즉, 학부생들은 버클리에서 이쪽 관련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싶은데 버클리에 마땅한 연구자가 없을 경우라든지 의대, 치대, 이런 곳이 너무 가고 싶어서 이쪽에서 경험을 쌓고 싶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학교이다. 대학병원도 운영되고 있고 UCSF대학병원은 미서부에서 가장 좋은 병원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고 샌프란시스코 안에서 의료서비스 제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Merced (머세드)

머세드 캠퍼스는 2005년에 시작되었다. 캘리포니아의 중부지역 (중부라고 보다는 동부지역),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부/동부 지역의 농업 경제에도 도움이 될만한 UC 캠퍼스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여러 후보지를 물색하다가 중부의 큰 지역 중에 하나인 Fresno와 가까운 Merced에 캠퍼스를 짓게 되었다. UC 캠퍼스 중에서 입학자격이 있는 경우 (정해진 자격 요건이 있다) 가장 입학이 용이했던 Riverside 캠퍼스의 입학난이도를 간접적으로 올린 이유가 되었다는게 특이한 점이기 하지만, 아무리 들어가기 쉽다고 해도 UC 캠퍼스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즉, 훌륭한 교수진의 확보, 일정한 자격요건에 따라 입학생을 선발, 그리고 새로 지어진 곳이라서 확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 등이 있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캘리포니아 중부/동부와 가까워서 확실히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농업지역에서 거주하는 패밀리에게 문호가 훨씬 개방되어 있으며 다른 캠퍼스에 비해서 지역적으로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싼 강점이 있다. 하지만 캠퍼스 안의 하우징 가격이 도가 넘을 정도로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도 캠퍼스 밖의 하우징은 다른 어떤 캠퍼스에 비교해도 저렴하기 때문에 강점은 강점이다.

 

Santa Cruz (산타크루즈)

산타크루즈 캠퍼스는 어바인 (Irvine) 캠퍼스와 더불어 머세드 캠퍼스가 생기기 전까지는 가장 최근에 (1965년)에 생긴 곳이다. 기획 단계부터 산타크루즈 캠퍼스는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목표가 있었다. 지리적으로는 미국의 기술경제를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와 가깝고 산타크루즈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흡수한 듯한 캠퍼스 부지가 특징이다. UCSC 역시 기초학문을 중요시 하는 UC의 전통에 따라 학문적으로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와 가까운 학교 답게 공학분야의 약진도 괄목할 만 하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학생들 중에 멀리 가고 싶지 않은 학생들에게 적어도 2, 3순위의 UC 캠퍼스로 꼽힐 만큼 굉장히 많은 이점이 있는 학교이다.

Santa Barbara (산타바바라)

UCSB라고 불리는 산타바바라 캠퍼스는 굉장히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일명 파티스쿨 (party school)의 평판도 있다. 파티스쿨이라는게 개인적으로 그렇게 부정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의미이긴 한데, 산타바바라 캠퍼스가 있는 곳이 산타바바라의 시내와는 좀 떨어진 해안을 끼고 있는 곳이고, 주위에 정말 바다와 자연 말고 뭐가 없다. 학생들, 특히 학부생들의 문화가 정말 한적한 바닷가 동네에서 휴가를 즐기는 듯한 느낌까지 있어서 이러한 평판이 유지 되고 있는 듯 하다. 독특하다고 한 이유는 UCSB는 학문적으로 UC의 다른 캠퍼스와 견주어도 결코 명성이 뒤쳐지지 않는 분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론 물리학, 재료과학/공학, 컴퓨터과학 등 특출난 분야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모르겠다) 학부생들의 입학 난이도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 역사적으로 입학난이도만 봤을 때 (세계적인 명성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편이긴 하다) 3강 중 하나였던 UCSD (샌디에고)와 비슷해졌다. 현재는 UCI (어바인)과 더불어 입학난이도 면에서는 2강 3중이라고 봐야 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Los Angeles (로스앤젤레스)

UCLA라는 이름으로 훨씬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로스앤젤레스 캠퍼스는 지리적인 위치가 정말로 좋다. 머세드를 제외한 UC의 모든 캠퍼스가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정말로 비싼 곳에 위치해 있지만 UCLA의 캠퍼스는 위치가 로스앤젤레스라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가장 부촌이라고 알려진 베벌리힐스 (행적적으로 로스앤젤레스가 아니지만 로스앤젤레스시가 완전히 둘써싸고 있다), 벨에어 (Bel Air), 브렌트우드 (Brentwood)와 경계를 하고 있는 웨스트우드 (Westwood)에 있다. 최근 들어서 학부과정의 평판이 급속도로 상승해서 적어도 캘리포니아의 고등학교에서 UC중 가장 선호하는 캠퍼스 (중의 하나)가 되었다. 대학원, 교수진 들도 학교의 유명세에 비해서는 약간은 모자라는 편이긴 해도 미국 내에서 어느 학교와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명성이 대단하다. 2강으로 분류될 수 있는 버클리와 비교해서는 장단점이 어느 정도는 분명하다.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등이 본캠퍼스에 다 있고 병원 역시 캠퍼스 안에 있어서 정말로 UC 중에서 (종합)종합대학교의 위상이 분명하고, 아무리 이공계가 대세인 현재이긴 하지만 경영학, 사회학, 심리학, 언어학, 여러 언어관련 전공, 하물며 음악, 미술 같은 예체능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신기하게도 공학계열이 평균적으로 봤을 때 최상위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그것도 "평균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점이니 오해는 하지 말자.

 

Riverside (리버사이드)

리버사이드 캠퍼스는 사실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방문해 보지 못한 캠퍼스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 캠퍼스 역시 UC의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초학문이 중요시 되고 있는 곳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들도 상당히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의학전문대학원을 신설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있으면 본격적으로 의학연구가 활발해 질 것이고 관련 논문들도 많이 생산될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UCR 역시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평판과 랭킹 역시 많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Irvine (어바인)

UCI라는 약칭으로도 적어도 남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어바인 캠퍼스는 UCLA와 마찬가지로 지리적으로 정말로 좋은 곳에 캠퍼스가 위치하고 있다. 바다를 접하고 있지는 않지만 해안과 상당히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고 오랜지카운티 (Orange County)의 대표적인 동네인 어바인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에서 오는 많은 이민자 뿐 아니라 교육을 목적으로 경제적으로 윤택한 가족들이 선택하는 가장 선호하는 곳에 위치한 캠퍼스이다. 동네만 좋은게 아니고 UCI 역시 이런 저런 이유로 학부생의 입학난이도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상승했고 학문적으로도 평판이 상당히 좋은 프로그램이 다수 있다. 학문적인 평판으로는 UCSB와 어느 정도 공유하는 점이 있다. 같은 해에 만들어진 UCSC와 비교했을 때 성장세가 훨씬 더 두드러진다. 물리, 화학, 여러 공학 전공 들이 상당히 우수하지만 UC의 특성에 걸맞게 거의 모든 분야가 훌륭한 편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있지만 대학병원은 어바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San Diego (샌디에고)

UCSD라는 약칭으로도 잘 알려져있는 샌디에고 캠퍼스는 전통적인 UC의 3강 (좀 어색한 표현이긴 하다)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UCSD의 압도적인 학문적인 평판에 근거한다. 미국한림원 (National Academies)의 회원으로 있는 교수 숫자가 UC 캠퍼스 중 2위 (이런 순위는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이고 노벨상 같은 굵직한 상도 많은 편이다. 이런 숫자로만 보면 오히려 UCLA보다도 교수진의 명성이 더 뛰어나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UCSB와 이런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즉, 학생들도 선호하지만 교수들이 더 선호하는 캠퍼스라는 점에서. 생명과학 분야의 강세가 뚜렷한데 샌디에고 지역이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제약회사들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학관련 프로그램도 UC내에서 확실히 상위에 있다고 여겨진다. 오래된 학교는 아니라서 그만의 약점이 있지만 오히려 오래되지 않은 캠퍼스의 느낌을 많이 풍기는 편이다. 미국의 대학이 오래된 대학들은 새로 캠퍼스 건물을 세울 때 기존의 건물의 양식에 맞춰 오래된 외양을 유지를 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은 편이라서 현대식 건물양식이 뚜렷한 UCSD 캠퍼스가 오히려 새롭게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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