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국립/주립 공원 (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s Northern California)

산을 타고 캠핑하고 뭐 그런 것들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데이하이크, 그러니깐 2-5시간 정도를 오르막, 내리막길을 땀흘리며 걸어다니는건 너무나 좋아하는 일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주위를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는데 크고 울창하게 솟아있는  코스트 레드우드 (coast redwood)가 주는 청량감은 꽤나 즐길만하다. 그 중에서도 몇년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 레드우드 국립/주립 공원 (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s)이었다. 당일로 운전해서 가기엔 조금 먼 곳이라 이번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갔다 오려고 했으나 다행이도 그 전날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아침잠을 이길 방법이 없어 하이킹을 하루 미뤄 근처까지 가서 잠을 먼저 자기로 했다. 레드우드 공원 근처에는 주립 공원 (State Park) 들이 너무나 많다.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잘 읽어보면 주위의 주립공원들에 오히려 더 볼 것들이 많다는 얘기가 있기도 하다. 하여간 그 근처에가면 밑에서 보듯이 tourist trap들이 너무나 많다. 레겟 (Leggett)이란 곳에 있는 Drive Thru Tree는 볼 것이라곤 이 나무 딱하나 있다. 그런데도 입장료를 자그만치 $5나 받는다. 입장료를 내는지 모르고 들어갔다가 쉽게 유턴해서 갈 길이 막막해서 그냥 입장료 내고 들어갔다. 물론 돈을 냈으니 줄을 서서 기다려서 차를 통과 시켜보았다.

 

 

레드우드 국립공원까지 약 한시간 조금 안 되는 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유레카 (Eureka)라는 곳인데 동네는 꽤 컸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좀 우울해보인다고 할까. 어차피 잠을 자는데 쓰는 돈이 아까웠으므로 제일 저렴한 곳 중에 하나인 트래블라지 (Travelodge)에서 짐을 풀고 일찍 잠을 청했다.

 

 

운전해서 올라가던 날에는 비가 좀 많이 와서 비맞으며 산길을 걸을 생각에 걱정이 조금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레드우드 국립공원을 본격적으로 향하던 날은 아침 일찍 나와 맛은 별로 없었지만 트래블라지에서 주는 주스와 도너츠 몇개를 챙겨 먹고 열심히 다시 운전을 했다. 알카타 (Arcata)라는 동네에는 험볼트 주립 대학 (Humboldt State University)이 있었고 국립공원이 있는 동네인 오릭 (Orick)까지 45분 정도 걸려 도착하였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방문자 센터 (visitor center)인 Thomas H. Kuchel Visitor Center에 방문하여 (9시에 열기 때문에 더 일찍 갈 수는 없다) 문 열자 마자 들어가서, 가려고 하던 하이킹 트레일인 Tall Trees Grove로 갈 수 있는 허가증 (permit) (하루에 차량을 50대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과 컴비네이션 (잠겨있는 게이트의 락을 풀려면 필요하다)를 받아들고 오늘의 하이킹 코스로 향했다.

 

 

지도에서 보다시피 (여기까지 오는데만 지금 사는 곳에서 350마일이다) 방문자 센터에서 50분 정도 운전해서 들어가야 하이킹을 시작할 수 있는 트레일헤드 (trailhead)가 나온다. Tall Trees Grove는 레드우드 국립공원에서 유일하게 허가증이 필요한 곳이다. 잠겨있는 게이트에 도착하면 매일 바뀌는 컴비네이션을 이용해 락을 풀고 (그리고 차가 통과하면 다시 잠궈줘야 한다) 비포장 도로를 20분 정도 달려가면 된다.

 

 

하이킹 트레일은 꽤 힘들다는 (strenuous) 경고가 붙어있지만 왕복 4마일 정도이므로 평소에서 산을 좀 타본 사람들에게는 easy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국립공원이라 사람들이 그나마 좀 오는 편이라 표지판들이 잘 되어 있다.이것 저것 보라고 숫자로 되어 있는 표지판까지 있으니 친절하다고 해야하나.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게 아니라서 우선 내리막이 있다. 내려가다보면 금방 나오는 Drive Thru가 아닌 Walk Thru Tree가 보인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에서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나무들이 많아서 여기저기 나무에 관한 찍을 사진들이 많다. 버섯들도 보이고.

 

 

이 Tall Trees Grove로 가는 길은 예전에 발견된 Howard Libbey Tree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100미터가 넘는 나무가 있어 유명한 곳이다. 그 나무가 발견된 당시 측량된 전 세계의 나무 중에서 제일 높았다고 한다. 그 이후에 더 높은 나무들이 발견되어 (다 이 공원이나 주위의 주립 공원들에서 발견되었다) 더 이상 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무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나같은 일반인이 갈 수 있는 하이킹 트레일을 통해 볼 수 있는 꽤나 높은 나무들이 이 곳에 있는 것이다. Grove로 가는 길에는 여기 저기 이런 나무 벤치들이 있다.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것은 앞서 얘기한 Libbey Tree가 어느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있다는 정보만 있을뿐 들어가서 헤매었지만 그 나무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없다. 더 높다는 나무들과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 보고는 되었지만 보존을 위해서 특정 장소는 일반인에게 공개를 안하는게 원칙인가 보다. Grove에서 보이는 장면들은 이렇다. Tall Trees Grove와 인접한 Red Creek은 하얀 자갈밭이 인상적이다.

 

 

레드우드 국립 공원을 나서면서 다시 101을 타고 집으로 향하면서 올라올 때도 우회에서 갔던 Avenue of the Giants. 여기는 tourist trap이 아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운전해서 가는 묘미가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