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한번 다뤘던 주제인데, 다시 한번 미술관, 그리고 이번에는 박물관을 추가해서 좀 적어보려 한다. 세계의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은 내가 다 가보지도 못했으니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겠지만, 운이 좋게도 가본 적이 있는 곳 위주로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 글을 적고 있다.
예전에 써둔 글은 이 링크로 가면 있으니 참조 바람.
우선 박물관과 미술관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그냥 museum이라고 했을 때 미술 작품들 (회화, 조각, 사진 등) 뿐만 아니라 고고학적인 가치가 있는 물건들,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물건들, 미술작품이 아닌 다른 특수하며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을 지칭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 (art museum)은 그 중에서도 미술 작품들을 모아둔 전시장이거나 미술 작품을 창조한 예술가를 중점적으로 여러 전시물들이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뭐가 어찌됐던 이것 저것 구분하는 이유는 말할 때 또는 글을 쓸 때나 생각하는 거고, 난 그냥 museum이면 왠만하면 다 가볼려고 하고 그 중에서도 미술 작품이 많은 미술관 (art museum)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다.
1. 세계 x대 박물관, x대 미술관
이런 종류의 구분은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기 않고 여러 매체들이 좋아하는 듯 하다. 일본식의 구분법이라는 얘기가 많이 있는데 그런 걸 좋아하는 한국사람들도 많고 어느 나라에서든지 이런 식의 구분 짓는 것이 기사거리가 되기 때문에 많이 쓰여지는 듯 하다. 정확한 순위에는 별 관심이 없으나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박물관 중에 운이 좋게도 직접 가본 곳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Musée du Louvre)와 (대)영(국)박물관 (British Museum)이 있다.
루브르는 아침 일찍 가서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몰려든다는 모나리자 (Mona Lisa)를 사람들이 많이 없을 때 한참 동안 감상할 수 있었던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루브르에는 모나리자 말고도 정말로 많은 작품이 있다. 어지간히 박물관이나 미술작품을 싫어하지 않고서는 루브르에서 한나절 정도 보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모나리자는 직접 보면 그림도 너무 작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있어서 별로라는 반응들이 많이 있지만, 나처럼 아침 일찍 문 열자마자 입장권을 미리 사서 들어가서 가장 먼저 모나리자가 있는 곳으로 가면 조금은 한가하게 구경할 수 있으므로 그 방법을 강력히 추천한다. 사실 그림이 작은 탓도 있지만 훼손에 대한 문제나 보안 문제 때문에 그림 근처에 못 가게 줄을 쳐놔서 사람들의 원성을 사게 만드는 원인도 있다. 루브르에서는 모나리자 말고도 밀로의 비너스 상 (Venus de Milo) 같은 정말 다른데서 볼 수 없는 전시물이 워낙에 많기 때문에 박물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최고의 박물관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영국박물관 역시 무료 입장이라는 달콤한 인센티브가 있을 뿐 아니라 유명 작품들, 유물들이 있어서 눈요기 (이렇게 얘기하면 너무 싸보일 수도 있겠지만) 거리는 너무나 많다. 개인적으로는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어서 약간 실망을 했었던 기억이다. 그런데 그 이유는 고대 유물보다는 미술품을 좀 더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박물관이 정말로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하는 얘기를 종종 들었기 때문에 안가본 사람들에게 반드시 가볼만한 곳이라고 추천한다. 영국박물관은 가장 유명한 대표작품이 로제타 스톤 (Rosetta Stone)인데, 이 돌에 새겨진 상형문자가 고대 이집트 언어 연구의 시발점으로 꼽힌다고 한다. 로제타 스톤은 영국박물관에서 가장 메인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고대 이집트 관련 유물들이 있는 전시장으로 들어가자 마자 있어 찾기도 싶다. (그 반대로 모나리자는 루브르 안에서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야 있어서 찾기가 싶지 않다.)
2. 대도시와 박물관 그리고 미술관
루브르가 있는 파리에는 큰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다른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정말로 산재해 있다. 파리는 딱 두 번 가봤는데, 처음에 갔을 때의 목적인 하루에 최대한 많이 갈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방문이었기 때문에 여러 군데를 갈 수 있었다. 너무 빨리 여기 저기로 다녔다고 어떤 누군가는 속으로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개인적인 선호를 따졌을 때 난 한 두 작품에 빠져들어 오랫동안 보기도 하지만 사실 모든 작품이 맘에 드는게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발품을 팔아서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찾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서 이런 식 (여러 곳을 짧은 시간에 다니는 것)의 여행을 정말로 즐긴다.
파리에서 루브르를 방문한 날, 그날의 파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던 오르세 미술관 (Musée d'Orsay)에서 작품들을 감상하고, 로뎅 박물관 (Musée Rodin)에서 정원을 거닐며 로뎅의 많은 작품들을 즐겼고,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 (Musée Picasso)에서 피카소의 많은 그림들을 즐겼다. 피카소 미술관은 세계 여기저기에 많이 있는데 피카소의 고향 말라가 (Málaga)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은 못가봤지만 파리 말고도 바르셀로나에 있는 곳 (Museu Picasso Barcelona)과 프랑스 남부 앙티브 (Antibes)의 피카소 미술관은 다녀 온 적이 있다. 그 중에서 오르세 미술관은 정말로 기억에 생생한데 그 이유는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시간을 가지고 여유있게 감상을 만히 할 수 있어서였다.
역시 대영박물관 (이 이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이 있는 런던 역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대도시이기에 영국박물관 뿐만 아니라 다른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직접 방문해 본 곳은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테이트 현대 미술관 (Tate Modern)이 있고, 좀 이런 종류의 박물관/미술관에 격이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셜록 홈즈의 도시답게 관광객들 상대로 하는 셜록홈즈 박물관 (Shirlock Holmes Museum)도 입구까지는 가봤다.
파리와 런던을 얘기하면 미국의 가장 큰 도시인 뉴욕 (New York)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뉴욕을 대표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이라고 한다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Metropolitan Museum, or The Met), 그리고 현대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s or MOMA). 박물관으로서 메트로폴리탄이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안 박물관 (Smithsonian Museums)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컬렉션이 정말 많은 곳이긴 한데, 뉴욕을 몇번이나 가봤지만 아직도 메트로폴리탄은 못 가본 게 참 아이러니 하다. 가장 최근에 뉴욕에 방문했을 때는 짧은 시간에 메틀로폴리탄과 현대미술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MOMA에서 시간을 보냈던 이유는 미국에 있는 작품들 중에 가장 유명하다면 유명한 회화작품인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의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을 보기 위해서였다.
미국의 두번째 규모의 대도시인 로스엔젤레스 (Los Angeles)에도 유명한 박물관/미술관들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 직접 가본 곳은 게티센터 (Getty Center), 헌팅턴 라이브러리 (Huntington Library - 이 곳은 로스엔젤레스 근교인 San Marino에 위치),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등이다.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도 규모가 상당하다고 하는데 다음에 LA에 가게 된다면 가볼 것 같다.
또한 미국에서 세번째 규모 (인구로)의 대도시인 시카고 (Chicago)에서 방문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국내 미술관인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Art Institute of Chicago)와 필드 자연사 박물관 (Field Museum of Natural History)도 있다.
다른 대도시들 중에 박물관/미술관이 생각이 나는 곳으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Barcelona), 그리고 이스라엘 예루살렘 (Jerusalem)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앞서 말한 피카소 미술관을 갔었고, 예루살렘에서는 야드 바솀 (Yad Vashem)이라고 불리는 홀로코스트 (Holocaust) 박물관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또한 중국의 베이징 (Beijing)에 갔을 때도 국립중국박물관 (National Museum of China)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유명하거나 좀 규모가 있는 박물관/미술관을 가보지 못했지만 아일랜드의 더블린 (Dublin)에서는 트리니티 칼리지 (Trinity College) 안에 있는 북 오브 켈스 (Book of Kells) 전시물이 기억이 나고 (여기에서는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Guinness Storehouse)라는 곳도 갔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Madrid)에서는 스페인 국립도서관 (Biblioteca Nacional de España)이란 곳도 들렀던 기억이 난다. 벨기에의 브뤼셀에서는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MOOF (MOOF Museum of Original Figurines)라는 곳을 지나쳐 갔다.
3. 다른 여러 곳의 박물관과 미술관
직접 방문한 적이 있는 곳으로 특별한 순서는 없이 얘기해 보자면 미국내에서는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메닐 컬렉션 (The Menil Collection)과 휴스턴 미술관 (Musuem of Fine Arts Houston), 콜로라도 덴버 (Denver)에 있는 덴버 미술관 (Denver Art Museum),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 (Saint Petersburg)에 있는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 (Salvador Dalí Museum), 인디애나 주의 인디애나폴리스 (Indianapolis)에 있는 미술관 (Indianapolis Museum of Art),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Charlotte)에 있는 빌리 그래험 도서관 (Billy Graham Library), 텍사스 오스틴 (Austin)에는 불락 텍사스 역사 박물관 (Bullock Texas History Museum) 그리고 그냥 스쳐지나간 오 헨리 박물관 (O. Henry Museum), 코네티컷 하트포드 (Hartford)에 위치한 마크트웨인 하우스 (Mark Twain House), 테네시 잭대니얼 양조장 (Jack Daniel Distillery), 앨라배마 헌츠빌 (Huntsville)에 위치한 스페이스, 로켓 센터 (U. S. Space & Rocket Center), 플로리다주 케이프 카너브럴 (Cape Canaveral)에 있는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Kennedy Space Center), 캘리포니아 월넛크릭 (Walnut Creek)의 린지 와일드라이프 박물관 (Lindsay Wildlife Museum), 캘리포니아 산호세 (San Jose) 소재의 산호세 미술관 (San Jose Museum of Art), 그리고 워싱턴 주 시애틀 (Seattle)에 있는 치훌리 가든과 글래스 (Chihuly Garden and Glass)와 플라이트 박물관 (Museum of the Flight)이 있다. 미국과 가까운 곳인 캐나다에서는 밴쿠버 미술관 (Vancouver Art Gallery)을 가본 적이 있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디씨 (Washington, DC)의 박물관들도 빼놓을 수가 없다. 무료로 개방되는 스미소니언 (Smithsonia) 박물관들이 즐비한 곳인데 그 중에서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에어 앤 스페이스 박물관 (Air and Space Museum), 국립아트갤러리 (National Gallery of Art), 그리고 한 곳에 있는 국립 초상화 갤러리와 아메리칸 예술 박물관 (National Portrait Gallery/American Art Museum)를 가본 적이 있다.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본 박물관/미술관들 중 생각이 나는 곳으로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 있는 레오폴트 미술관 (Leopold Museum)과 벨베데레 궁전 (Schloss Belvedere), 중국 상하이의 중국 미술관 (China Art Museum),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켈빈그로브 미술관 (Kelvingrove Art Gallery & Museum),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 박물관 (National Museum of Scotland)과 스코클랜드 국립 미술관 (Scottish National Gallery), 영국 리버풀의 테이트 리버풀 (Tate Liverpool)과 비틀즈 스토리 (Beatles Story), 맨체스터의 축구 박물관 (National Football Museum), 프랑스 남부 앙티브 (Antibes)의 피카소 미술관, 니스 (Nice)의 샤갈 미술관 (Musée Marc Chagall)과 마티스 미술관 (Musée Matisse), 스페인 발렌시아 (Valencia)에 있는 발렌시아 미술관 (Museu de Belles Arts), 현대 미술관 (Institut Valencià d'Art Modern, or IVAM), 그리고 전체가 박물관/미술관이라고 볼 수 있는 예술과 과학의 도시 (Ciudad de las Artes y Las Ciencias),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Venezia)의 아카데미 미술관 (Gallerie dell'Accademia), 이탈리아의 피렌체 (Firenze)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Galleria dell'Accademia), 스위스 바젤에 있는 바젤미술관 (Kunstmuseum Basel),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 (Musée Olympique), 캐나다 오타와 (Ottawa)에 있는 캐나다 국립갤러리 (National Gallery of Canada), 그리고 독일 뉘른베르크 (Nürnberg)에 있는 알브레히트 뒤러 하우스 (Albrecht Dürer's House) 등이 있다.
이 곳들 말고도 생각이 잘 안나는 작은 박물관/미술관들이 꽤나 있었는데 사진도 없고 여기서 말해도 많이 모를 듯 해서 패스.
4.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는 현재기점으로 (2018년 12월) 미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거주 또는 노동을 한 곳이라 (살았던 기간은 짧지만 일을 샌프란시스코에서 하고 있다) 다녀본 곳이 좀 더 다양해서 따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도시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중간 규모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꽤 많은 편이다. 우선 샌프란시스코 미술관들 (Fine Arts Museums of San Francisco)라고 해서 그 중에 드 영 미술관 (de Young Museum)과 리전오브아너 (Legion of Honor)는 몇 번씩 가본 적이 있고,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or SFMOMA) 역시 꽤나 좋아하는 곳이라 자주 가는 편이었고, 주로 어린 친구들을 타겟으로 하는 캘리포니아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 (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 익스플로러토리움 (Exploratorium)도 서너번 이상 가봤다. 그리고 다른 곳에도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시아 박물관 (San Francisco Asian Art Museum) 역시 자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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