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의 산들을 실컷 봤다고 생각할 즈음 베른의 근교를 좀 더 보고 싶어졌다. 사실 융프라우 지역도 베른 알프스 산맥 (Bernese Alps)의 일부인진라 베른의 교외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알프스 산맥의 산 말고 다른 동네를 가보고 싶어졌다.
2025 스위스 융프라우/그린델발트/클라이네샤이덱/아이거글레처/멘리헨/벵겐/라우터브루넨/뮈렌/
쓰다보니 제목이 너무 길어졌다. 원래는 그린델발트 (Grindelwald)로 차를 타고 가서 산악기차를 타고 클라이네샤이덱 (Kleine Scheidegg)까지 올라가서 아이거 (Eiger), 묀히 (Mönch), 융프라우 (Jungfrau)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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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여행의 장점이기도 하다. 무어텐 (Murten) 이란 동네를 먼저 가보기로 했다. 이곳을 먼저 찾은게 아니고 니델쿠헨 (nidelkuchen)이라는 케익이 독특하고 유명하다고 해서 이 곳을 가보기로 한 것이다. 원조인 애버솔트 베이커리 (Bäckerei Aebersold)에서 아침으로 커피와 함께 먹으면 어떨까 싶어서 아침 일찍 나왔다. 우선 무어텐의 구시가지에 들어서니 아침 일찍이라서 주차가 어렵지가 않았다. 미터가 있었는데 이 시간에는 아직 적용이 안되서 쉽게 주차를 했다. 베른의 근교라서 그런지 이쪽 지역의 시가지 모습이 무척이나 닯아있다. 이 동네만 되도 벌써 지역이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들이 섞여있다고 한다. 조그만 나라라도 연방국가 답게 조그만 지역이라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게 많은 것 같다.
애버솔트 베이커리를 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구글맵을 따라 갔더니 잘 안 보여서 한 5분 정도 여기저기를 꼼꼼히 둘러봤다. 근데 방향이 틀렸던게 아니고 이 빵집이 규모가 너무 작아서 한번에 못 찾았던 것이었다. 니델쿠헨의 원조답게 빵집의 간판에도 케익 조각이 보인다. 3대에 걸쳐서 레시피가 전달된 역사를 자랑하는 크림케익이라고 한다. 맛은 아주 단맛이라기 보다 크림에 흑설탕 같은게 가미가 된 듯한 그런 맛이다. 확 질리거나 확 단만이 올라오는 그런게 아니라 커피와 잘 어울렸다. 크게 케익 한판도 팔지만 한 조각씩도 팔기 때문에 좋다. 빵집이긴 해도 실내에 테이블 같은게 있는 곳은 아니다. 그런데 보니까 나처럼 멀리서 와서 커피도 찾고 테이블도 찾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구석에 커피머신을 놔두고 커피도 팔고 있고 야외에 테이블이 딱 하나 있었다. 조각케익을 살 때 점원이 먹고 갈거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다.
원래 홍차 말고는 아침은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날은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힘내서 이 조그만 마을의 옛성곽을 걸어보기로 했다. 근데 걸어보려고 하니 성곽을 보려면 어떻게 가야하는지 잘 몰라서 그냥 구시가지 안의 모습을 우선 구경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차를 다시 몰아 호숫가 쪽으로 가서 둘러보다가 그래도 뭔가 아쉬워서 다시 차를 돌려 성곽 가장자리에 있는 교회 하나가 보이길래 그 쪽에 차를 주차를 했다. 이 조그만 교회 (Französische Kirche)는 뒷마당에서 보는 호수가 아름다운 곳이어서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