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미국의 의료보험에 대한 "오해"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의 의료보험은 정말로 비싸고 의료수가도 정말 비싸다. 그런데 그런 이유로 미국 사람들은 중병이 생기면 파산을 한다느니 이런 식의 비약은 물론 있는 일이기는 해도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즉 주위에서 일어나는 단면적인 모습들, 어디서 들은 얘기를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내린다고 봐야 하는데, 그걸 가지고 뉴스가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필터링 없이 그냥 믿어버리는건 사실 안타깝다.
미국의 의료보험과 COVID-19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의료보험이 없는 인구비율. 미국의 센서스부 (U.S. Census Bureau)가 발행한 공식적인 자료. 나도 참. 평소에는 그냥 대충 말만하고 넘어가는데 오늘은 이런 글을 남겨야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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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식의 propaganda가 너무 사실인것처럼 믿는 것은 곤란하다. 나름 좀 생각을 해보니 이유는 분명해 보인해. 특히 미국이나 서구문화권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많이 놀라는 일을 조목조목 정리해 둔 것들을 보면 가장 핵심은 "비교" 대상이 정당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대부분 "서울"이나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도시권에서 보이는 것들인데, 대부분 놀랐다고 말하는 외국인들은 도시권이나 서울 같은 곳에 살던 사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건 한국에서도 인적이 드문 산간지방에 살다가 어찌어찌해서 서울로 옮겨와서 살게된 사람들에게도 대부분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조목조목 얘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리스트업을 해보기로 했다. 리스트는 구글에서 질문을 한 뒤 작성된 걸 바탕으로 했다.
1. 초고속 배달 서비스
이거야 말로 인구의 집중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어디에서 본 바로는 인도의 밀집 지역에서는 한국보다 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사는 지역이나 미국의 도시권에서도 충분히 빠른 배달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즉,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2. 공공 와이파이
이것도 마찬가지다. 세계 여러 곳을 다녀보고 미국의 여러 곳을 다녀보면 사람과 상업지역이 밀집한 곳은 당연히 공공와이파이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땅은 넓지만 사람들이 많이 안 사는 곳에서 공공와이파이가 왜 필요한가?
3. 대중 교통 시스템
대중 교통은 사람들이 얼마나 밀집해서 살고 있으며 직장이나 편의 시설이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그 효율이 달라진다. 미국의 예를 들면 대중 교통이 잘 되어 있는 곳이 드물지만 이러한 조건이 맞는 곳은 당연히 대중 교통이 잘 되어 있다. 땅이 넓고 사람이 적은 곳이라면 기본적으로 대중 교통은 사치일 경우가 더 많다.
4. 24시간 문화
이건 좋은 문화인지 의문이다. 미국에서도 유흥으로 유명한 곳은 밤늦게까지 뭐가 많이 있다. 예전에 마이애이비치의 사우스비치에서 머문 적이 있었는데 밤새도록 바깥에서 유흥을 즐기는걸 봤다. 이게 좋은 건지 정말로 모르겠다.
5. 편리한 편의점
이건 바로 옆나라, 일본도 거의 마찬가지인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24시간 밤늦게까지 영업을 해야하는 편의점 점주, 아르바이트생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다.
6. 카드/폰 결제
이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현금결제가 거의 없어진 중국이 더 앞서 있지 않은가? 미국/유럽 왠만한 곳을 가도 카드/폰 결제가 일반적이다.
7. 카페/식당 자리 맡기
이건 동네에 따라 좀 다르긴 하다. 오히려 이건 사람이 적은 곳이면 오히려 더 안전할 수가 있다. 지갑/노트북을 두고 다녀도 된다는 점은 CCTV의 영향이 크다고 보이는데 (왜냐하면 금방 잡힐 확률이 높기 때문), 이건 시민의식이 높아서일 수도 있지만 감시가 항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서 그런 것이다.
8. 낮은 범죄율
미국/유럽/호주 이런 서구문화권에서도 당연히 범죄율이 낮은 곳이 있다. 당연히 한국의 도시권처럼 인구밀집 지역에서 CCTV를 곳곳에 설치해 두면 범죄율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비슷한 이유로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도 범죄율이 낮다.
9. 분실물 귀환
지하철, 버스, 택시 같은 곳에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찾을 확률이 높다는 건 좋은 점이다. 이것도 워낙에 감시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그냥 꿀꺽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게 싫어서 그럴 확률이 높다.
10. 기본 무료 반찬
이건 그냥 할말이 별로 없다. 무료는 없다. 다 가격에 포함된 것이다.
11. 물은 셀프
이것도 할말이 없다. 뭐가 놀랄만한 일인지?
12. 테이블 벨
식당에서 한국분들은 정말로 열심히 직원을 불러댄다. 벨이라도 달아놔야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라서 이건 문화의 차이라고 볼 수가 있겠다.
13. 삼겹살/치킨 문화
이건 문화적 차이이다. 먹어보니 맛있는 걸 알게 되니 열심히 더 뭔가를 만들어 냈다. 놀랄만한 일이라고 하기에는...
14. 매운 맛/혼합 음식
이것도 문화적인 거다. 매운 맛과 섞어 먹는 게 맛이 있다는 느끼니 많은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게 된 거라고 볼 수 있다.
15. 음주 문화
이건 내가 알기로는 엄밀히 말하자면 일본의 직장 문화 (지금은 거기도 덜하겠지만)의 잔재라고 보인다. 그리고 이게 놀랄만한 일인가? 좋은 문화라고 보기에도 힘들다.
16. 빠른 서비스
성격이 급하다. 좀 느긋하게 살자.
17. 높은 영어 실력
정말? 비영어권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좀 놀랄만한 일이기는 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인의 영어실력은 점차 퇴화하고 있다는게 요즘은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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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것들이 장점이 아니라고 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오해는 하지 말자. 어느 지역이든지 어느 정도의 거기에 맞는 인프라나 국민성 이런 것들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나 지역에서는 장점이라고 하는 것들이 언제나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점을 잘 살리면서 단점을 잘 다스릴 수 있으면 정말로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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