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따라한다는 게 사실 나쁜게 아니다. 따라쟁이라는 비난을 들을지언정, 그리고 따라함의 미학은 존재하지 않을 지언정 모방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일지는 모르겠지만, 난 세상에 태어나 어느정도 똑똑하다고 (즉, 천재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진)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어떤 직업을 가져왔는지 유심히 고민해 본 적이 있다.
학문적인 성과만이 아니라도 천재의 특성은 다음과 같은 직업군에서 가장 또렷히 드러난다.
학문: 수학, 물리학, 철학, 문학 (특히 fiction 즉, creative writing)
예술: 음악 (특히 작곡), 미술
현대적인 것들로 한정해 본다면,
학문에 관해서는 생명과학 (특히 이론적 바탕이 있는 분자생물학 뇌과학 등)
경제 또는 재무 (새로운 경제이론을 내놓는다던지 머리를 굴려서 돈을 버는 투자가)
IT 관련 크리에티터
이런 종류의 직업군의 특징은 아무래도 그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몇 백년에 걸쳐 쌓아온 기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엄청나게 요구될 뿐 아니라 창의력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역사를 뜨겁게 달구었던 천재들은 사실 모방의 달인이기도 하였다. 정규 교육을 정상적이던 비정상적이던 깨우쳐왔고 (IT 관련도 마찬가지다. 학교를 안 다녀도 코딩하는 능력은 코딩 자체를 모르고선 불가능한 것이다) 남들이 하던 것을 엄청 배워서 ('모방'이라고 하기엔 좀 의미의 비약이 있을진 몰라도) 남들이 하지 못했던 것을 이뤄왔던 것이다.
본인이 천재라고 생각된다면 자녀가 천재라고 생각된다면 먹고살기 위한 직업이 아닐지라도 지적 능력 향상과 유지를 위해서 예술과 순수학문을 열심히 파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천재일 확률, 자녀가 천재일 확률은 몇백만 분의 일도 안된다는 사실은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천재가 아니라도 천재에 근접한 사람들의 지적능력은 상당히 높은 것이어서 세상을 즐기며 살기에는 분명히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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