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미국여행 중에서 캘리포니아를 여행할 때 가끔 (자주?) 추천을 하는 코스가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Pacific Coast Highway, PCH)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California State Route 1 (CA-1) 구간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고까지 주파를 하는 것이다. 모든 구간이 광활한 태평양을 옆에다 두고 드라이브를 할 수 있지는 않지만 꽤 많은 구간에서 넓은 바다와 캘리포니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절벽이 함께 어우러져 있으니 한 번 쯤은 경험할 만 한 것 같다. 최소한 미국 여행의 대부분이 열심히 드라이브를 해야 하는 것을 잘 아는 여행객들은 사실 너무나도 좋아할 수도 있는 드라이브 코스라고 할 만 하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캘리포니아에서 꽤 오래 산 나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유는 상당히 분명한데, 너무나도 아름다운 절경일지라도 이걸 2-3일을 본다면 여유롭다기 보다 좀 지겨워질 수도 있고 체력도 많이 소모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말로 적극적으로 추천할 뿐만 아니라 나도 자주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PCH 중에서 빅서 (Big Sur) 구간인데 사진을 열심히 찍기 전에도 많이 가봤지만 블로깅을 하고난 이후로도 상당히 많이 가본 것 같아서 정리를 해는게 좋다고 싶었다. 사진으로 남겨놓은 횟수보다 훨씬 더 많은 횟수를 방문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선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는 거라고 가정을 하면 U.S. 101을 타고서 적어도 산호세 (San Jose)까지는 가는걸 추천한다. 처음부터 CA-1으로 가려고 하면 오히려 기다림의 미학이 좀 줄어든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다. 산호세 부근에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산타크루즈 (Santa Cruz)를 거쳐서 가는 방법과 아니면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CA-156을 타고 마리나 (Marina)부터 CA-1을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 마리나부터는 벌써 몬트레이 (Monterey)가 보이기 때문에 여기서 부터는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열심히 가면 된다.
몬트레이 페닌슐라 (Monterey Peninsula)를 오른쪽으로 끼고선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면 카멜 하일랜즈 (Carmel Highlands)를 지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빅서 (Big Sur) 구간이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시간이 정말 여유가 있으면 여기에서부터 할 일이 많다. 우선 포인트 로보스 자연 보존구역 (Point Lobos State Natural Preserve)를 가 볼수가 있는데 정말 많은 전복 (abalone) 껍질과 아름다운 해안을 걸어가면서 즐길 수가 있다.
포인트 로보스에 가까운 곳에 있는 하일랜즈인 (Highlands Inn, 지금은 이름이 Hyatt Carmel Highlands이지만 여전히 하일랜즈인이라는 이름이 남아있다)에 들러서 브런치나 점심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다. 음식도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이 쪽 지역에 온 목적인 바닷가 경치가 아주 좋은 곳이다.
이 구간부터는 이제부터는 열심히 가히 빅서의 대표적인 경치를 볼 수 있는 빅스비다리 (Bixby Creek Bridge)를 향해 드라이브를 계속하면 된다.
이미 여기까지 왔으면 눈을 즐겁게 하는 경치는 벌써 많이 본 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보고 싶다면 더 남쪽으로 드라이브를 해서 줄리아파이퍼 주립공원까지는 가보는게 좋다. 이 곳에서는 절벽끝에서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맥퀘이 폭포 (McWay Falls)를 볼 수가 있다.
에메랄드 바닷색과 정말 잘 어우러진 폭포를 보고 나면 샌프란시스코 쪽에서 출발했다면 벌써 돌아가야 할 시간이 훌쩍 넘었을 수가 있다. 남쪽으로 가면 갈수록 바닷가의 비싸거나 허름한 숙소에서 잠을 잘 생각이 아니라면 돌아가는 길이 좀 힘들어질 수가 있으니 너무 무리한 일정은 추천하지 않는다.
카멜하일랜즈가 아니라 정말 빅서-빅서 (Big Sur Big Sur) 구간에서 아름다운 경치와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적어도 내가 가본 곳은 두 군데가 있는데 둘다 장단점이 분명하다. 우선 점심을 해결하기 좋은 식당으로 꼽히는 네펜테 (Nepenthe)가 있다.
그리고 훨씬 업스케일 식당인 시에라마 (Sierra Mar)가 있다.
네펜테의 장점은 예약 없이도 점심시간 (11:30에 문을 연다)에 맞춰가면 된다는 것. 11:30을 좀 넘겨서 가면 왠만한 날은 줄이 아주 길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식당 밑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라도 마시면서 기다릴 수가 있으니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으면 기다릴 만하다. 시에라마의 장점은 훨씬 "고급" 분위기가 난다는 점이다. 포스트랜치인 (Post Ranch Inn)이라는 상당히 비싼 호텔에 있는 식당이라 격에 맞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단점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네펜테의 경우 솔직히 음식이 그다지 훌륭한 편이 아니다. 가격은 유명관광지 식당 가격이라서 싼편은 아니지만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싼 맛에 먹는 음식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빅서 드라이브 여행을 즐기고 싶은데 괜히 시간을 잘 못 맞춰서 가서 많이 기다려야 한다면 시간적인 부담이 좀 생길 수가 있다. 시에라마는 예약은 당연히 필수이며 예약을 했다면 시간을 맞춰서 가야하니까 정말로 멀리서 오는 길이면 너무 일찍도 너무 늦게도 올 수가 없으니 까다로운 면이 있다. 호텔식당이긴 해도 점심 때는 외부인에게도 개방을 하니 그면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흔히 얘기하는 파인다이닝 (Fine Dining) 부류에 속하기 때문에 가격이 좀 부담될 수도 있다. 내 기억에는 음식은 어느 정도 가격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밥도 먹고 경치도 실컷 봤는데 시간 관리를 잘해서 만약에 시간이 남는다면 샌프란시스코 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17마일 드라이브 (17 Mile Drive)를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페블비치 (Pebble Beach)라고 불리는 이곳은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여러 포인트가 있지만 페블비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페블비치골프링스 (Pebble Beach Golf Links) 골프장이다. 골프장이 관광지인게 특이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 하면 거의 가장 먼저 생각날 정도로 아름다운 골프장이다. 골프를 조금 본 적이 있는 관광객이 정말로 많다. 여기는 골프를 치기 위해 멀리서 온 사람들이 묵을 수 있는 호텔도 있어서 식당도 몇개나 있다.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싶다면 바에서 술이나 다른 음료를 시켜서 골프장을 내려다 보면서 여유를 부릴 수도 있어서 좋다. 외부인에게도 왠만큼 개방이 되어 있어서 좋다.
골프장 말고 백사장에서 해변을 맛보고 싶다면 페블비치골프장이 훤히 보이는 카멜비치 (Carmel Beach)가 최고다. 크지는 않지만 위치가 위치인지라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와 아주 고운 하얀모래가 특징인 비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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